아주 작은 먼지 조각,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조우한 새벽
25.12.15. 새벽 1시경.
큰아이와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보러 집 앞으로 잠깐 나왔다. 내일 스케줄이 있으니 아주 잠깐만
기다려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올려다본 밤하늘에 제일 빛나는 별에 눈길이 갔다. 오래전.. 대학원 합격 후. 입학 전 시기
법률구조공단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내 자리 근처 책꽂이에 "인생수업"이라는 책에 눈길이 가 퇴근시간 후 몇 페이지 넘겨본 기억이 난다.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우리가 보는 별빛은 지금 막 빛나는 게 아니고 아주 오래전 이미 출발한 빛이고.. 빛이 엄청 빠르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도착하는데 시간이 걸린단다.
그래서 그 별을 본다는 건
그 별의 과거를 보는 것..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는데
나는 어떤 빛을 내어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Skywalk 어플로 목성 근처 쌍둥이자리를 찾았는데
유성우 방사점은 쌍둥이자리가 아니었고
쌍둥이자리 근처의 가까운 별자리들 쪽에 방사점이 찍혀있었다.
저기를 보면 된다.. 요 반경이다....
달달 떨며 10분 정도 지났을 때 눈 깜짝할 사이..
정말 찰나의 순간
쓱- 지나가는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조우할 수 있었다.
꺅꺅거리고 조용히 해라.. 그러고
큰 아이랑 깡충거리며 꼭 안고 소원을 빌고 들어왔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우리 기억 속에..
큰 아이는 흰빛으로 기억을 하고
나는 초록빛으로 기억을 한다.
찾아보니 대기 중 산소의 발광, 유성 성분(니켈 등)에 따라 유성우의 색이 다르게 인식되기도 한단다.
12년 전 목포에서 야근 후 늦은 밤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냉정과 열정사이 ost 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본 밤하늘에 쏟아지는 초록빛 별똥별을 본 게 처음이었는데.. 외롭고 추웠던..
혼자 걷던 그 길의 고마운 위로 같은 밤이었다.
두 번째는 남편과 유달산에서 연애시절 본 하얀빛의 별똥별.. 그게 사자자리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아직 어색한 연애시절 초기. 남편은 내 무릎 위에 누워 같이 기다렸었다. 산속의 밤은 별이 또렷이 보이기에 순식간에 여러 번 흩어지는 보석 같은 별똥별들을 볼 수 있었다.
그 기억들을 뒤로하고, 오늘은 우리 큰 아이랑 함께 기다렸다 만난 초록빛의 쌍둥이자리 별똥별..
처음은 혼자였고, 두 번째는 남편과.
세 번째 유성우는 우리 딸과 함께.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경이로운 새벽밤. 그리고 추억들을 아로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