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 통역 되나요?》번역되지 않는 것들

말은 번역할 수 있지만, 마음도 그럴 수 있을까

by 드라마살롱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언어만 통하면 관계는 어렵지 않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같은 말을 쓰면서도 서로를 오해하고,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마음이 닿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는 것을.


다운로드 (4).jpg <사진: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2026년 1월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언어를 가장 정확하게 다루는 직업, 통역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이 작품이 묻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랑은 과연 통역될 수 있는가.


주인공 주호진은 다중 언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문 통역사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채, 오직 타인의 말을 정확히 전달하는 데 집중해온 인물이다.

통역사는 드러나서는 안 되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믿는다. 그의 세계에서 언어는 정확할수록 안전하다.


반면 차무희는 전 세계의 시선을 받는 글로벌 톱스타다.

화려한 외면과 달리 그녀는 늘 오해 속에 놓인다. 솔직한 말은 과장되거나 왜곡되고, 진심은 편집되어 소비된다. 그녀에게 언어는 언제나 위험하다.


두 사람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를 함께 이동한다.

전담 통역사와 출연자라는 관계는 빠르게 가까워지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쉽게 닿지 않는다.

호진은 무희의 말을 ‘부드럽게’ 옮기고, 무희는 자신의 말이 자신이 아닌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 틈에서 관계는 조금씩 어긋난다.

1766495255.jpeg <사진: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이유는 로맨스의 중심에 번역의 윤리를 놓고 있기 때문이다.

직역과 의역 사이, 사실과 배려 사이, 보호와 왜곡 사이에서 통역사는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누군가의 이미지를 만들고, 관계의 방향을 바꾼다. 사랑 역시 다르지 않다.

우리는 늘 상대를 이해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판타지적 상상력을 유지한다.

다만 이번에는 초현실적 설정 대신, 우리가 매일 겪는 소통의 어긋남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유영은 감독의 연출은 인물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침묵과 시선 사이에 머무른다.

말하지 않은 장면들이 오히려 많은 이야기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김선호는 감정을 숨기는 인물을 통해, 말하지 않음으로써 관계를 유지해온 사람의 균열을 보여줄 예정이다. 고윤정은 언제나 설명해야 했던 사람의 외로움을, 톱스타라는 설정 안에서 풀어낸다.

이들의 로맨스는 빠르지 않고, 분명 달콤하지만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S5I0LDPoRR2MLHmM2V4nmw.jpg <사진: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묻는다.


우리는 정말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듣고 싶은 방식으로 번역하고 있는 건 아닌지.


언어는 통역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은, 어쩌면 끝내 통역되지 않는 영역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묻고, 말하고, 번역하려 애쓴다.


사랑이란 결국, 그 불완전한 시도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에.


2026년 1월 16일.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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