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판사 이한영> 이 묻는 질문

우리는 언제부터 정의를 ‘다시 살아야만’ 가능하다고 믿게 되었을까

by 드라마살롱
JudgeReturns_post251205084850vou10000.jpg <사진: MBC '판사 이한영'>

정의는 늘 늦게 도착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상상한다.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때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2026년 1월, MBC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작품은 회귀라는 익숙한 장치를 빌리지만, 그 질문만큼은 낯설고 무겁다.

정의는 왜 늘 사후적으로만 가능해지는가.



I 원작이 증명한 이야기의 힘


〈판사 이한영〉은 이해날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법조 전문물 장르에서 꾸준히 신뢰를 쌓아온 작가의 작품답게, 이 이야기는 이미 대중적 검증을 거쳤다.


웹소설과 웹툰을 합산해 1억 뷰를 돌파했다는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이 서사가 얼마나 많은 독자에게 설득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원작의 핵심은 명확하다.

정의로운 판사가 재벌과 권력의 카르텔에 맞섰다가 철저히 제거되는 이야기다.

문제는 그 배신이 언제나 외부에서만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료와 가족, 그리고 시스템 자체가 한 개인을 고립시킨다.

정의는 옳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JudgeReturns_photo251209113939imbcdrama12.jpg <사진: MBC '판사 이한영'>

I 드라마는 왜 ‘적폐 판사’에서 시작하는가


드라마판 〈판사 이한영〉이 흥미로운 이유는 주인공의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한영은 처음부터 강직한 판사가 아니다.


그는 거대 로펌의 사위로서 청탁 재판을 일삼던, 권력에 기대 살아온 인물이다.

이 설정 변화는 드라마의 질문을 바꾼다.


이 작품은

“정의로운 사람은 왜 무너지는가”보다,

“타락한 사람은 다시 선택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는 훨씬 불편한 질문이다.

정의가 순수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면,

잘못된 선택을 해온 사람에게도 다시 기회는 주어질 수 있는가.


드라마는 이 질문을 회귀라는 장치로 밀어붙인다.

JudgeReturns_photo251126155521imbcdrama11 (1).jpg <사진: MBC '판사 이한영'>

I 알고 있는 미래 앞에서의 선택


드라마 속 이한영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

이 시간 설정은 중요하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과거.

지금의 선택이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를 되짚을 수 있는 거리다.


그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다.

누가 배신할지, 어떤 판결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질문은 남는다.

알고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알고 나서도 침묵할 것인가.


이한영 앞에 놓인 갈등은 거창하지 않다. 대신 현실적이다.

정의는 언제나 결단의 순간이 아니라, 망설임의 순간에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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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판사 이한영'>

I 정의를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에 대하여


〈판사 이한영〉이 오래 남기를 기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드라마는 통쾌한 판결보다, 우리가 외면해 왔던 질문을 남긴다.


왜 우리는 정의를 현실에서 완성하지 못했는가.

그래서 왜 드라마 속 회귀에 기대를 거는가.


아마도 그 이유는 단순하다.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선택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 속 인물에게 대신 물어본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정말 달라질 수 있는지.

〈판사 이한영〉은 그 질문에 쉽게 답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되묻는다.

지금의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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