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육아법 따로 없어요!
2호가 태어나기 전, 그녀와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를 같이 시청했다. 1호를 키우며 있었던 일들이나 감정들을 공유하기도 하며 재미있게 보았다.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온 적이 있다.
딸 2명 금메달
딸 1명 아들 1명 은메달
아들 2명 노메달
아들 3명이면 목메달……
육아에서는 딸이 인정받는 사회인 거 같다. 그러고 보니 나의 생모도 ‘목메달’이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아들만 셋이라니… 첫째, 둘째가 아들이니 셋째만큼은 딸이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이다. 막내아들로서 실망을 안겨준 건 아닌지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이다.
EBS의 부모 <아들만 셋,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라는 방송 편은 EBS스토리 기자로서 처음 쓴 기사였고 발행되었을 때 기쁨이 아주 컸던 거 같다. 일이 있어 병원을 가는 날이었는데, 하루 종일 들떴고 기뻤던 거 같다. 한 편으로 신기하기도 하며 뿌듯하기도 해서 계속 기사를 다시 보고 다시 보았다. 그리고 처음 기사라 기사를 쓰는 데 오래 걸렸던 거 같다. 지금보다 여유가 없었고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던 거 같다. 하지만 처음 쓰려고 했던 그 순간이 떨렸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이 사연의 엄마는 아들이 셋이다. 목메달 엄마이다. 남자 셋 아이들의 힘이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전문가에게 남자아이를 키우는 양육법이 따로 있는 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하지만 남자아이 육아법이나 여자 아이 육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된다는 것은 편견인 것이다.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요즘 시대는 융합형 인재 양성이 키워드인 시대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별보다는 기질에 맞게 키워야 한다고 한다. 기질이라… 예민하고 까다로운 첫째 아이는 의미를 설명해주어야 하고, 차분하고 무던한 둘째 아이는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셋째는 잠깐이라도 함께 해주어야 한단다. 셋째로서 셋째에 대한 솔루션이 좀 재미있게 느껴졌다. 잠깐이라도 함께 해주어라. 그만큼 남자 셋은 힘들다는 말인 거 같다. 같은 부모에서 나온 아이들도 성향이 같지는 않다. 이런 건 좀 신기하다.
이 기사를 쓰면서 우리 1호를 떠올렸다. 1호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인 거 같다. 기질이 예민하다. 특히 촉각이 예민하다. 물에 대한 반응은 아주 예민하다. 세수를 힘들어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세수 싫어!’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여러 번 외친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수영장을 만들고 수영복을 입혀서 물놀이를 한 번 하려면 엄청난 인내심과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1호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으리라 다짐한 듯하다. 물을 너무 싫어한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물건을 만지더라도 물기가 있으면 손으로 만지려고 하기보다는 도구를 활용하여 만지는 걸 선호한다. 물을 참 싫어한다. 예민하다.
그녀는 1호의 예민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육아법 영상을 찾아 나에게 보내준다. 참 고마운 일이다.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에 따르면 촉각이 예민한 아이는 바디크림을 바를 때도 끊어서 바르기 보다는 한 번에 이어서 쭈욱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기사를 쓰면서 실제 육아에도 조금 도움이 되었다. 우리 1호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편이라 의미를 설명해주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편에 속한다고 하니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단지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해주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고 잘 활용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다 그렇게 잘 들어맞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3~6세의 아이들은 주도성이 발달하는 시기라고 한다. 일춘기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이 주도성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사연에 등장하는 둘째가 이불을 다 깔아버린 상황에서 첫째가 화난 이유는 주도성이 충족되지 않아 죄책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화가 나서 옷장에 들어갔고 자신이 화가 났음을 수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옷장의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방식으로…
우리집 1호도 ‘내가 할거야’할 때가 많다. 지금 5살인데 이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면 갈등을 만들지 않고 ‘그래, 너가 해 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스스로 해보려는 의지를 꺾고 싶지 않았고 주도성이 발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부모에게 의존했다가 주도적으로 했다가를 반복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재접근기에는 다시 부모에게 다가오는 걸 보면 말이다. 스스로 하지 못했을 때는 잘 보고 있다가 이제 해봐야지 하면서 주도적으로 해보고 실패하면 안 된다고 속상해하는 그런 일이 다반사다. 1호는 주도성이 많이 발달하고 있다. 스스로 옷을 갈아 입고 벗을 수 있다. 기본적인 것은 본인이 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많이 컸네 하면서 대견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하지만 잘 되지 않을 때는 짜증을 낼 때도 많다. 좀 더 크면 그런 일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아이는 기질에 맞게 키워야한다. 2호는 어떤 기질일까? 아직 돌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1호와는 다른 편이다. 2호는 차분하고 무던한 것 같은데 아닌 거 같기도 하다. 기질 파악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 발달 단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녀가 많이 알려주는 편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육아는 쉽지 않다. 박지성 선수가 축구는 아무리 길어도 120분이면 끝나는데 육아는 시작 휘슬은 있지만, 종료 휘슬은 없다고 했던가…
커버 사진 : 1호 돌 사진
https://m.blog.naver.com/ebsstory/222474826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