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차가운 공기가 감돌면서 하늘이 먼저 나를 반겼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색감이었다.
푸른빛에 흰 구름이 물감처럼 흩뿌려져 있고,
그 사이로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특별한 일이 없지만.
하늘이 모든 걸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사람이 아니라 하늘이 하루를 지배하는 날이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내 기분도, 생각도, 발걸음도 모두 하늘의 색에 물들었다.
우리가 사는 하루의 대부분은 하늘 아래에서 이뤄지는데,
정작 하늘을 바라볼 여유는 얼마나 있었을까?
오늘의 나에게 말했다.
“구름도 정처없이 흘러가고, 내 하루도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흘러가는 이 순간을
마음에 담아보자"
그래서 나는 멈춰 섰다.
사진 한 장 남기고, 눈으로 한 번 더 담았다.
하루를 다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오늘의 하루는 — 하늘이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