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간다.
일정이 있어 길을 나섰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들렀다.
휴게소마다
지역의 특산물과 향토 음식들이
자꾸만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 풍경마저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휴게소 앞, 작은 독립미술관이 있었다.
몇 점의 조각 작품과 짧은 설명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여러 작품 중
내 걸음을 멈추게 한 하나.
서로의 마음에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들을 평소 좋아하던 달걀로 채워본다.
아픔을 잘 이겨내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그날의 함성, 100년의 기억’.
작품명, 「나아간다」. 이선희
우리의 마음속에는
메워지지 않은 빈 구멍이 있다.
채워지지 않은 마음은 허하고,
메몰찬 인생의 찬바람 앞에서
쉽게 시린 소리를 낸다.
시로 끼워 넣은 무언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썩고, 곪고, 끝내 흔들린다.
우리는 구멍 난 마음을
제대로 채워야 한다.
답은 모두 내안에 있다.
나는
읽으며,
기록하며,
몸을 움직이며,
사람과 마음을 나누며,
사랑하며.
흔들리지 않을
그 소중한 것으로 구멍을
가득 메울 것이다.
그리고 오늘,
누군가의 마음에
나도 모르게 구멍을 냈을지 모를
나의 말들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 담담한 용서를 채운다.
조금씩,
그렇게
계속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