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에 망하다..

시작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내려가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by Sonderist

2017년.. 내 나이 서른여섯.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4억 7500만 원짜리 아파트를

대출 3억 5000만 원을 끼고 장만했다.


나와 와이프의 직장이 흑석동이었기에

무리한 대출인 줄 알았지만 감당할 만했다.


흑석동에서 평생 살았다는 이유로,

직장이 흑석동이란 이유로 흑석동에 터를 잡게 되었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했던가.

부동산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내가 집을 산 이후로 집값은 12억까지 고공행진을 하였고,

가지고 있던 주식도 올라 1억 넘게 수익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뭐든 다 잘 될 것 같았던 그 시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나는 시기를 잘 타고났던 것일 뿐,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였던 것이다.

부동산과 여러 가지 투자에 대한 어떠한 공부도 하지 않은 채

'카더라'만 쫓아다니며 했던 나의 한 발 늦은 투자는,


나에게 8억이란 빚으로 돌아왔다.



한 달 이자만 320만 원.


웬만한 회사원 한 달 월급을 넘는 수준의 금액이다.


쿠팡 플렉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회사를 다니며 어떻게든 돈을 벌어보려 노력했다.

쉽지 않았다.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나의 건강은 점점 시들어 가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그나마 맞벌이였을 때는 버틸만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와이프도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나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었기에..


정말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망했다'는 것을.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것이 내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었다는 것을.



시작이란

언뜻 보기에 참 설레는 단어다.


하지만 모든 시작의 이전에는 많은 준비와 수차례의 실패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시작에는 90프로 이상의 포기와 실패라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고,

또 다른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끝나지 않았다.


나의 2ROUND는 이제 '시작'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