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啐啄同時, 껍질 너머의 동행

[1월호] 2025년, 무엇을 배우셨나요?

by 구기자

2025년.

검은 방을 갓 깨고 나온 나는

홀로 있던 시간을 만회하려는 냥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만난 횟수만큼 자기소개를 하였고,

그렇게 만난 사람에게서 다른 이를 소개받고,

다른 이들에게서 다양한 모임을 권유받았다.


생경한 분위기에 들떠 ‘예스맨’이 되고 싶었고,

머리가 가늠하기 전에 일단 ‘예스’를 외쳐보기로 했다.

덕분에 생각 이상의 아웃풋이 나온 적도 있고,

기대 이하의 결과로 낯부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중도 포기할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올해 결국 포기한 것은 없었다.


2025년,

올해 배운 것이 있다면 ‘더불어 갈 때의 즐거움’이다.

어릴 때부터 단체 종목에서 민폐가 될까 늘 전전긍긍하던 나였다. 누가 될까 시작도 전에 사양한 미덕이 되려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몇몇 사람들은 나를 위해 기꺼이 한 계단을 내려와 주었고, 이제 나는 기꺼이 그들에게 내 발걸음을 의탁하려 한다.


2026년,

나는 이제 마흔이 된다.

마흔이 되기 전에 무언가를 해내야지,

삼십 대의 마지막을 찬란하게 장식해야지 마음먹은 적도 없건만, 주위의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로 파각의 고통을 느끼지도 못한 채 털갈이에 들어갔다.


올해는 유독 귀하고 고마운 기억들뿐이라 곱씹던 것도 삼키기가 아깝다. 지는 해가 아깝지만 떠오르는 해의 찬란함에 기꺼이 취하고 싶다.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인연으로 병아리가 되었으니, 털갈이를 마저 하려 한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움츠러들어 있을 때, 지인들은 내게 햇살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그 다정한 응원들 덕분에 제 마음에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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