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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May 18. 2022

환원주의의 대성공에서 전일주의로

복잡계 과학은 21세기를 주도할 과학이다.

  근대과학이 성립한 17세기 이후에 유럽 중심의 서양 세계는 눈부신 물질문명의 발전을 이룩하였다. 코페르니쿠스, 데카르트, 티코 브라헤, 케플러,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이작 뉴턴으로 이어지는 17세기 과학혁명은 인류를 과학적 무지에서 해방시켰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신에게 물어보는 중세이전의 사고체계는 이제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연을 탐구하는 과학의 시대로 전환하였다. 과학적 사고는 합리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 자연현상을 이해할 때 이론(가설), 실증(실험), 검증, 논증, 비판, 반증, 이론의 수정, 재검증, 재반증,  재논증의 과정을 거쳐서 이론, 법칙, 원리를 확립한다. 이러한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연법칙을 발견함으로써 인류는 자연현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류는 자연을 이해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발견한 자연법칙을 응용하여 새로운 기계, 장치, 인공물을 만들어내어 엄청난 물질문명을 건설하였다. 정보 시대를 연 대표적인 인공물은 반도체로 만든 트랜지스터이다. 인류 문명이 전혀 미치지 않는 원시의 아마존 정글을 아무리 탐색하여도 트랜지스터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트랜지스터는 자연의 진화과정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트랜지스터는 인류가 반도체 물질을 발견하고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인공소자이기 때문이다. 


  17세기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과학발전은 자연을 분석적(analystic)이고 환원주의적(reductionism)으로 탐색함으로써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아름다운 장미꽃을 보고 있으면 인문학에 소양이 있는 사람은 시를 짓거나 소설을 쓸지 모른다. 반면 과학에 소양이 있는 사람은 장미꽃의 잎을 분석하여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지 조사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근본적인 구성요소를 찾으려는 노력을 부단히 경주하였다. 물질은 분자들의 결합이고 분자들은 원자들로 되어 있다. 원자는 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세 개의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듯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궁극의 요소를 탐색하는 과정은 환원주의 극단을 보여준다. 이렇듯 분석적 사고는 현대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다. 


   환원주의적 사고는 구성요소의 특징을 철저히 조사한다. 물질은 원자들의 결합이므로 원자들의 특성을 잘 조사한다. 사회는 사람이 모여서 형성됨으로 한 사람의 특성을 철저히 조사하면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자나 사람은 각각 물질이나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요소(basic element)이다. 원자들이 몇 개 모이면 분자가 형성된다. 산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2개가 결합하여 물분자가 형성된다. 물분자의 특성은 산소나 수소에는 없는 성질들이 나타난다. 사회에서 몇 명의 소년들이 모여서 걸그룹을 형성하면 한 명의 솔로에는 없는 특징들이 나타난다. 걸그룹은 여러 명이 동시에 춤추는 멋진 댄스를 출 수 있다. 물분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이면 비가 되어 강이나 바다를 만든다. 대지에 내린 많은 비는 큰 아마존강을 형성하고 그 속에 뭇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이는 물분자 하나에는 없는 성질이다. 한편 걸그룹이 콘서트를 열면 많은 청중이 모여서 떼창을 할 수 있다. 콘서트의 떼창은 걸그룹만 있을 때는 나타나지 않는 창발현상이다. 이렇듯 구성요소들이 많이 모여 상호작용함으로써 새로운 현상들이 창발된다. 구성요소들이 많이 모여서 형성된 다체계(many body system)는 구성요소들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며 또한 구성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시스템 전체를 조망하는 전체론적 관점(holistic viewpoint)이 필요하다. 복잡계는 바로 전일적 관점으로 시스템을 탐색한다. 전체론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전일주의(holism)라 한다. 전일주의와 복잡계 과학은 21세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과학적 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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