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은밀한 왕국, '집'을 다스리는 법

스마트폰과 방문을 닫은 뒤, 진짜 나를 마주하는 시간

by Joseph H Kim

2025년의 끝자락인 12월 30일, 우리는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보통 이맘때면 다이어트나 저축 같은 새해 결심을 하지만, 오늘은 조금 더 근본적인 결심을 다루는 시편 101편을 소개합니다.


흔히 '제왕의 서약(Mirror for Princes)'이라 불리는 이 시는 다윗이 왕으로서 자신의 통치 철학을 선포한 노래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옛날 왕의 이야기로만 읽으면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말씀이 되어버립니다. 현대적으로 해석하자면, 이 시는 "내 인생이라는 왕국, 우리 가정이라는 영토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CEO의 선언문'이자,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의 '생활 수칙'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집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내 스마트폰과 모니터에는 무엇이 떠 있습니까? 시편 101편은 우리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과 관계의 원칙을 정검하게 만드는 날카로운 거울입니다.


시편 101편 (현대인의 성경)


101:1 내가 한결같은 사랑과 정의를 노래하겠습니다. 여호와여, 내가 주를 찬양하겠습니다.

101:2 내가 흠 없는 삶을 살도록 조심할 것이니 주께서는 언제 내게 오시겠습니까? 내가 내 집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101:3 내가 악한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겠습니다. 나는 배신자들의 행위를 미워하며 그런 것에 빠지지 않겠습니다.

101:4 내가 구부러진 마음을 버리고 악한 것을 알지 않겠습니다.

101:5 자기 이웃을 몰래 헐뜯는 자를 내가 침묵하게 하고 눈이 높고 마음이 교만한 자를 내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101:6 내 눈이 이 땅의 충실한 자를 살피며 그들이 나와 함께 살게 할 것이니 성실하게 행하는 자가 나를 섬길 것입니다.

101:7 속이는 자는 내 집안에 머물지 못할 것이며 거짓말하는 자는 내 앞에 서지 못할 것입니다.

101:8 매일 아침 내가 이 땅의 모든 악인을 멸망시킬 것이니 악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에서 다 끊어질 것입니다.


시편 101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101편은 다윗이 왕으로 즉위하면서(혹은 언약궤를 모셔오면서) 하나님과 백성 앞에서 다짐한 '통치 서약서'입니다. 루터(Luther)는 이 시를 가리켜 "다윗의 거울"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시의 핵심은 공적인 리더십이 사적인 거룩함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왕궁이라는 화려한 무대 위에서의 처세술을 말하기 전에, "내 집 안에서(within my house)" 어떻게 걸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말씀 속으로


집 안에서의 정직함 (1-2절) 다윗은 "내가 내 집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깨끗한(완전한)'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탐(tam)은 도덕적 무결함과 순수함을 의미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적용해 볼까요? 밖에서는 친절하고 유능한 직장인이지만, 현관문을 닫고 들어오면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거나 무기력하게 변하지는 않습니까? 혹은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있을 때 나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진정한 리더십과 신앙의 실력은 넥타이를 매고 있을 때가 아니라, 잠옷을 입고 있을 때 드러납니다. 다윗은 바로 그 사적인 공간(In the privacy of my own home)에서의 정직함을 서약하고 있습니다.


시선의 거룩함: 디지털 디톡스 (3절) 3절에서 다윗은 "비천한 것을 내 눈앞에 두지 아니하겠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비천한 것(wicked thing)의 히브리어 원어는 다바르 벨리야알(dabar-belial)입니다. '벨리야알'은 '무가치한 것', '파괴적인 것', '사악한 것'을 뜻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가 매일 들여다보는 스마트폰 화면, 유튜브 알고리즘, 자극적인 뉴스, 음란물, 혹은 남과 비교하며 박탈감을 주는 SNS 피드일 수 있습니다. 다윗은 "나는 쓰레기 같은 정보를 내 눈앞에(set before my eyes) 두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것은 고대의 미디어 금식 선언과도 같습니다. 무엇을 보느냐가 우리의 영혼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구조조정: 차단과 연결 (4-8절) 다윗은 누구를 가까이하고 누구를 멀리할지를 분명히 합니다. 그는 배신자, 헐뜯는 자, 교만한 자, 속이는 자를 '끊어버리겠다(cut off)'고 합니다. 반면 충실한 자(faithful)를 찾아 그들과 함께하겠다고 합니다. 이것은 현대적인 의미의 '네트워킹 원칙'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인간관계의 가지치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나를 끊임없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끌고 가는 관계, 뒷담화만 즐기는 모임과는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대신 나에게 영적인 도전과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을 가까이 두는 것, 이것이 내 인생을 거룩한 성(City of the Lord)으로 만드는 비결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첫째, '방 안의 서약'을 하십시오. 아무도 보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2026년이 오기 전, 하나님 앞에서 나의 사생활에 대한 거룩한 서약을 해보십시오.


둘째, 눈의 필터를 점검하십시오. '다바르 벨리야알(무가치한 것)'이 내 눈을 통해 마음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십시오. 오늘 하루, 무의식적으로 스크롤을 내리는 것을 멈추고 내 영혼에 유익하지 않은 채널이나 사이트는 과감히 '구독 취소'나 '차단'을 누르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셋째, 관계의 다이어트를 시도하십시. 만나는 사람이 내 미래입니다. 매일 아침 악인을 멸하겠다는 다윗의 결기처럼(8절), 내 마음을 병들게 하는 습관이나 해로운 관계를 정리하고, 대신 신실한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보십시오.


기도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 2025년을 마무리하며, 나의 내면과 가정을 돌아봅니다.

사람들 앞에서 보이는 모습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집 안에서의 제 모습이 주님 보시기에 정직하기를 원합니다. 제 눈을 지켜주셔서 무가치하고 악한 것들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게 하시고,

오직 주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것들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내 주변의 관계를 거룩하게 정돈하여,

다가오는 새해에는 주님의 성실하심을 닮은 사람들과 함께 믿음의 길을 걷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작가의 이전글감사의 문을 통과하여 왕의 뜰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