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잔한 내 인생과 영원하신 하나님

시간의 끝자락에서 영원을 잇대어 부르는 소망의 노래

by Joseph H Kim

2025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의 시간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우리는 누구나 지나간 시간의 빠름과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간 앞에서, 우리는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간절히 찾게 됩니다.


오늘 묵상할 시편 102편은 고난 당한 자가 마음이 상하여 그의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하는 기도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쇠약해져 가는 육체와 짧은 인생을 슬퍼하지만, 그 절망의 끝에서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소망을 얻습니다. 2025년을 보내며 아쉬움과 허무함을 느끼는 모든 분에게, 이 시가 영원하신 하나님께 닻을 내리는 위로의 노래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편 102편 (현대인의 성경)


102:1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내 부르짖음이 주께 이르게 하소서.

102:2 내가 고통당할 때 주의 얼굴을 나에게서 숨기지 마소서. 내게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부르짖을 때 속히 응답하소서.

102:3 내 날이 연기같이 사라지고 내 뼈가 숯같이 탔습니다.

102:4 내 마음이 풀처럼 시들어 말라 버려 내가 음식 먹는 것조차 잊어버렸습니다.

102:5 나의 신음 소리로 인하여 내 살이 뼈에 맞붙었습니다.

102:6 나는 광야의 펠리컨 같고 사막의 부엉이같이 되었으며

102:7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니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와 같습니다.

102:8 내 원수들이 종일 나를 모욕하고 나에게 미친 듯이 날뛰는 자들이 내 이름을 들먹이며 저주하고 있습니다.

102:9 내가 재를 밥처럼 먹으며 눈물 섞인 물을 마셨으니

102:10 이것은 주의 큰 분노 때문입니다. 주께서 나를 들어 던지셨습니다.

102:11 내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고 내가 말라가는 풀과 같습니다.

102:12 그러나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의 이름은 대대에 이를 것입니다.

102:13 주께서 일어나 시온을 불쌍히 여기실 것이니 지금은 주께서 시온에 은혜를 베푸실 때입니다. 정해진 때가 다가왔습니다.

102:14 주의 종들이 시온의 돌들을 즐거워하며 그 거리의 티끌까지도 사랑합니다.

102:15 민족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두려워하며 세상의 모든 왕들이 주의 영광을 두려워할 것이니

102:16 여호와께서 시온을 건설하시고 그 영광 가운데 나타나셨기 때문이라.

102:17 여호와께서 헐벗은 자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들의 간구를 멸시하지 않으실 것이다.

102:18 다음에 올 세대를 위하여 이것을 기록하여라. 아직 창조되지 않은 백성이 여호와를 찬양하리라.

102:19 여호와께서 그의 높은 성소에서 굽어보시며 하늘에서 땅을 살펴보셨으니

102:20 갇힌 자의 신음 소리를 듣고 죽게 된 자를 놓아 주시기 위해서이다.

102:21 그러므로 사람들이 시온에서 여호와의 이름을 선포하고 예루살렘에서 그를 찬양할 것이니

102:22 그 때에 민족들과 나라들이 모여서 여호와를 섬길 것이다.

102:23 그가 내 힘을 중도에 쇠약하게 하시며 내 날을 짧게 하셨으므로

102:24 내가 이렇게 말하였다. 나의 하나님이시여, 내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소서. 주의 연대는 영원합니다.

102:25 주께서 태초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고 하늘도 주의 손으로 만드셨습니다.

102:26 천지는 없어질지라도 주는 영원히 살아 계실 것이며 그것들은 다 옷처럼 낡아질 것입니다. 주께서 그것들을 의복처럼 바꾸시면 바뀌어지겠지만

102:27 주는 변함이 없으시고 주의 연대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102:28 주의 종들의 자손은 항상 안전하게 살 것이며 그 후손은 주 앞에 견고하게 설 것입니다.


시편 102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102편은 교회 전통에서 7개의 참회시(Penitential Psalms) 중 하나로 꼽히며, 개인적인 탄식과 민족의 회복에 대한 소망이 어우러진 시입니다. 시인은 죽음이 임박한 듯한 육체적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시작하지만(1-11절), 시선이 영원하신 하나님과 시온의 회복으로 옮겨가면서(12-22절), 자신의 짧은 인생을 하나님의 영원성에 잇대어 위로를 얻습니다(23-28절). 이는 한 해가 저무는 시점에 우리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영원하신 하나님을 붙들게 하는 완벽한 기도입니다.


말씀 속으로

연기 같은 인생, 외로운 참새의 고독 (1-11절) 시인은 자신의 인생을 연기(smoke)와 같고, 뼈가 숯같이 탔다고 표현합니다. 그는 광야의 펠리컨, 사막의 부엉이, 지붕 위의 외로운 참새처럼 철저한 고독을 느낍니다. 이는 현대인들이 군중 속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나이 듦에 따라 찾아오는 육체적 쇠잔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2025년을 보내며 우리 역시 내가 이룬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허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인은 이 아픔을 숨기지 않고 재를 밥처럼 먹으며 눈물로 하나님 앞에 쏟아냅니다.


그러나 당신은 영원하십니다 (12-22절) 12절의 그러나(But you)는 이 시의 거대한 전환점입니다. 내 인생은 그림자처럼 기울어지지만, 주님은 영원히 계십니다(야솨브, yashav - 보좌에 앉아 계시다). 시인의 시선이 나의 아픔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와 시온의 회복으로 옮겨갑니다. 하나님은 헐벗은 자(arar, 발가벗겨진/빈궁한 자)의 기도를 멸시하지 않으시고, 정해진 때(moed)에 은혜를 베푸십니다. 나의 때는 끝나가도 하나님의 때는 정확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옷처럼 낡아질 세상, 변함없는 주님 (23-28절) 시인은 다시 자신의 짧은 날을 탄식하지만, 곧이어 창조주 하나님의 영원성을 찬양합니다. 천지는 옷처럼 낡아지고 바뀌겠지만, 주님은 변함이 없으십니다(You are the same). 히브리어 원문은 아타 후(Attah Hu)로, 당신은 바로 그분이십니다라는 뜻입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고, 2025년이라는 시간도 낡은 옷처럼 지나가지만, 우리 하나님은 언제나 동일하십니다. 이 영원하신 하나님 안에 거할 때, 28절의 고백처럼 우리와 우리 자손들은 안전하고 견고하게 서게 될 것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첫째, 시간의 유한함을 받아들이십시오. 2025년의 마지막 날,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이나 늙어감에 대한 슬픔을 하나님 앞에 있는 그대로 토로하십시오.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것이 영원을 사모하는 시작입니다.


둘째, 변하지 않는 상수(Constant)를 붙드십시오. 새해에는 환경도, 사람도, 내 모습도 변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바로 그분이십니다(Attah Hu)라고 고백하십시오. 변함없으신 하나님만이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의 유일한 안정감입니다.


셋째, 다음 세대를 축복하십시오. 내 인생은 짧아도 하나님의 역사는 대대에 이릅니다. 28절의 약속처럼, 영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우리 자녀들과 다음 세대가 견고하게 설 것을 믿고 축복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십시오.


기도


영원부터 영원까지 살아 계신 하나님 아버지,

2025년의 마지막 날,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간 앞에서 저희의 연약함을 고백합니다.

한 해 동안의 아픔과 외로움, 낡아진 마음들을 주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세상은 옷처럼 낡아지고 변하지만, 주는 변함이 없으시고 주의 연대는 끝이 없음을 믿습니다.

새해에도 변치 않는 주님의 사랑 안에 저희와 저희 자녀들을 안전하게 품어 주시고,

영원하신 주님과 동행하는 복된 새해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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