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병거, 어떤 이는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by Joseph H Kim

시편 19편에서 온 우주와 율법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다면, 이제 시편 20편에서는 그 위대하신 하나님께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기도의 현장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한 나라의 운명을 건 중요한 정상회담이나, 생사를 가르는 큰 수술, 혹은 회사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프로젝트 발표를 앞둔 리더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과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그때, 그를 위해 온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손을 모으고 그의 성공과 안전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면, 그 기도는 리더에게 얼마나 큰 힘과 위로가 될까요?


시편 20편은 바로 그런 한 편의 ‘중보기도’입니다. 왕이 국가의 운명을 걸고 전쟁에 나가기 전, 온 백성과 제사장들이 성전에 모여 왕의 승리를 위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장엄하고도 간절한 기도입니다. 이 시는 단순히 왕 한 사람을 위한 기도를 넘어, 공동체의 운명이 리더에게 달려 있고, 그 리더의 운명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고백하는 위대한 신앙 선언입니다.


시편 20편 (현대인의 성경)

1 고난의 날에 여호와께서 너에게 응답하시고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지키시기를 원한다.

2 그가 성소에서 너를 돕고 시온에서 너를 붙드시기를 원하며

3 네 모든 제물을 기억하시고 네 모든 제사를 기쁘게 받으시기를 원한다.

4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시고 네 모든 계획을 이루어 주시기를 원한다.

5 우리가 너의 승리를 소리 높여 기뻐하고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깃발을 세우리니 여호와께서 네 모든 간구를 들어주시기를 원한다.

6 이제 나는 여호와께서 자기가 기름 부어 세운 왕을 구하시는 것을 안다. 그가 거룩한 하늘에서 그에게 응답하시고 그의 능력 있는 오른손으로 그를 구하실 것이다.

7 어떤 사람은 병거를 의지하고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지만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할 것이다.

8 그들은 비틀거리며 쓰러져도 우리는 일어나 굳건히 설 것이다.

9 여호와여, 왕을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시편 20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20편은 전쟁에 나가는 왕을 위해 백성들이 드리는 ‘왕의 시(Royal Psalm)’이자 ‘공동체 기도 시’입니다. 이 시는 바로 뒤에 이어지는 시편 21편과 짝을 이룹니다. 시편 20편이 출정 전 승리를 위해 드리는 ‘기도’라면, 시편 21편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왕을 맞이하며 드리는 ‘감사 찬양’입니다. 이 두 편을 함께 읽으면 기도와 응답이라는 하나님의 신실한 섭리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시편 20편은 다음과 같은 예배 의식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백성들의 중보기도 (1-5절): 백성들이 ‘너(왕)’를 위해 다양한 복을 간구합니다.

한 사람(왕 또는 제사장)의 신앙고백 (6절): 기도 중에 하나님의 응답에 대한 확신을 선포합니다.

공동체의 핵심 신앙고백 (7-8절): 세상의 힘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을 의지하겠다는 공동체의 중심 신앙을 선언합니다.

마지막 간구 (9절): 다시 한번 왕의 구원을 위해 다 함께 부르짖으며 기도를 마칩니다.


말씀 속으로


1. 리더를 향한 공동체의 축복 기도 (1-5절)

백성들은 왕을 향해 다섯 가지 구체적인 복을 빌어줍니다.

① 고난의 날에 응답받기를,

② 하나님의 이름이 지켜주시기를,

③ 성소와 시온(하나님의 임재의 중심지)에서 도우시기를,

④ 왕이 드린 모든 제물과 제사(헌신과 예배)를 기억하고 받아주시기를,

⑤ 마음의 소원과 모든 계획을 이루어주시기를.


이 기도는 단순히 ‘전쟁에서 이기게 해주세요’라는 막연한 기도가 아닙니다. 리더의 영적인 삶(제사)과 내면의 소원,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그의 전인격을 하나님의 돌보심에 의탁하는 성숙한 기도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도가 응답될 것을 미리 믿고 “너의 승리를 소리 높여 기뻐하고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깃발을 세우리라”고 선포합니다.


2. 기도의 심장부: 무엇을 의지하는가 (6-8절)

기도가 진행되던 중, 한 사람(아마도 왕 자신이나 예배를 인도하는 제사장)이 “이제 나는 여호와께서… 왕을 구하시는 것을 안다”며 강력한 확신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곧이어 시편 전체의 심장부이자, 신앙의 본질을 꿰뚫는 위대한 고백이 터져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병거를 의지하고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지만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할 것이다.”


고대 전쟁에서 ‘병거와 말’은 오늘날의 탱크나 전투기와 같은 최첨단 무기이자 군사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나라는 더 강한 병거와 더 많은 말을 의지하며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그 모든 세상적인 힘의 상징들을 거부하고, 보이지 않는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여호와의 이름’은 그분의 성품, 능력, 언약에 대한 신실하심 등 그분의 존재 자체를 의미합니다.


이 선택의 결과는 분명합니다. 세상의 힘을 의지하던 “그들은 비틀거리며 쓰러져도”, 하나님의 이름을 의지한 “우리는 일어나 굳건히 설 것”입니다.


3. 다시 하나 되는 부르짖음 (9절)

공동체의 위대한 신앙고백 이후, 시는 다시 한번 “여호와여, 왕을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 우리에게 응답하소서”라는 마지막 부르짖음으로 돌아옵니다. 이는 그들의 위대한 고백이 교만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전히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는 겸손한 믿음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줍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20편은 3천 년 전 고대 왕국의 기도이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세 가지 중요한 기도의 원리를 가르쳐줍니다.


첫째, 우리는 리더를 위해 기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가정의 가장, 교회의 목회자, 직장의 상사, 그리고 나라의 지도자들까지, 리더의 결정과 삶은 공동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시편 20편은 공동체가 리더를 위해 얼마나 구체적이고 진심으로 기도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비판과 비난에 앞서, 그들이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 가운데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 공동체의 영적 책임이자 특권입니다.


둘째, 당신의 ‘병거와 말’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은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신앙인에게 유효합니다. 당신이 가장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은행 잔고입니까? 당신의 학벌이나 경력입니까? 당신의 건강이나 인간관계입니까?


이 모든 것은 언젠가 비틀거리고 쓰러질 수 있는 ‘병거와 말’일 뿐입니다.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반석은 오직 ‘여호와의 이름’뿐입니다. 우리의 신뢰의 대상을 날마다 점검하고, 그 중심을 하나님께로 옮겨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함께’ 일어서는 존재입니다. 시편 20편의 주어는 대부분 ‘우리’입니다. 신앙생활은 결코 나 홀로 하는 경주가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서로의 짐을 져주며, 함께 하나님의 이름을 의지하여 굳건히 서도록 부름받은 공동체입니다.


당신의 옆에 있는 믿음의 동역자들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또 그들과 함께 기도하십시오. 우리가 ‘우리’로서 함께 설 때,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한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오늘 당신이 속한 공동체의 리더를 위해, 그리고 당신의 신뢰가 세상이 아닌 하나님을 향하도록, 함께 기도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살아계신 하나님,

고난의 날에 우리에게 응답하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저희가 속한 가정과 교회, 사회와 국가의 지도자들을 주님의 손에 올려드립니다. 그들을 성소에서부터 도우시고 시온에서 붙드시며, 그들의 마음의 소원과 계획이 주님의 뜻 안에서 아름답게 이루어지게 하소서.


세상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힘과 부를 의지하지만, 우리는 오직 보이지 않는 주,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하며 자랑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함께 기도하며 부르짖을 때 우리에게 응답하시고,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굳건히 일어서는 놀라운 구원을 경험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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