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과거의 찬송과 오늘의 탄식, 그 사이에 선 믿음

by Joseph H Kim

인생의 덧없음 앞에서 유일한 희망이신 하나님을 붙들었던 어제의 묵상에 이어, 오늘은 과거의 구원에 대한 감격적인 찬양과 현재의 고통 속에서 드리는 절박한 부르짖음이 공존하는, 우리 신앙의 가장 솔직한 자화상과도 같은 시편 40편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험준한 산을 오르는 등반가를 상상해 보십시오. 그는 마침내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 자신이 방금 빠져나온 깊고 위험했던 골짜기를 내려다보며 감격에 젖어 승리의 노래를 부릅니다. 발은 단단한 반석 위에 서 있고, 마음은 구원에 대한 감사로 가득합니다. 이것이 그의 신앙의 정상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음 여정을 시작한 그가 갑자기 예기치 못한 눈보라를 만나 길을 잃고 맙니다. 방금 전의 그 확신과 기쁨은 간데없고, 이제 그는 지친 몸으로 다시 한번 “구조대여, 속히 와주소서!”라고 절박하게 외칩니다.


이것이 모순된 모습입니까? 아니면 지극히 현실적인 등반가의 모습입니까? 시편 40편은 바로 그와 같은 우리 신앙 여정의 두 가지 모습을 한 편의 시 안에 고스란히 담아낸 위대한 노래입니다.


시의 전반부는 과거의 구원에 대한 환희에 찬 간증과 찬양으로 가득하지만, 후반부는 다시 찾아온 고난과 죄악 속에서 드리는 처절한 부르짖음으로 급변합니다. 이 극적인 전환은 신앙의 실패가 아니라,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는 자가 오늘의 고난 속에서 어떻게 다시 하나님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실제적인 믿음의 교과서입니다.


시편 40편 (현대인의 성경)

1 내가 끈기 있게 여호와를 기다렸더니 그가 나를 돌아보시고 내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셨다.

2 그가 나를 깊은 구덩이와 진흙 수렁에서 끌어내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어 넘어지지 않게 하셨다.

3 그가 내 입에 새 노래를 주셨으니 이것은 우리 하나님께 드릴 찬송이다. 많은 사람이 이것을 보고 두려운 마음으로 여호와를 신뢰할 것이다.

4 여호와를 신뢰하고 교만한 자와 거짓말쟁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복이 있다.

5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는 우리를 위해 많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주께서 우리를 위해 세우신 계획은 너무나 놀라워 아무도 주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내가 그것을 널리 전하고 싶어도 너무 많아 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6 주께서는 제사나 예물을 기뻐하지 않으시고 번제나 속죄제를 요구하지 않으시므로 내 귀를 열어 주셨습니다.

7 그래서 내가 “내가 왔습니다. 나에 관한 기록이 성경책에 있습니다.

8 나의 하나님이시여, 내가 주의 뜻을 행하기를 즐거워하니 주의 법이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9 내가 많은 군중 가운데서 주의 의를 전하고 내 입을 막지 않은 것을 여호와께서 아십니다.

10 내가 주의 의를 내 마음속에 숨기지 않고 주의 성실과 구원을 선포하였으며 주의 한결같은 사랑과 진리를 많은 군중 앞에서 숨기지 않았습니다.

11 여호와여, 나에게 주의 자비를 거두지 마시고 주의 한결같은 사랑과 진리로 항상 나를 지켜 주소서.

12 무수한 재앙이 나를 둘러싸고 내 죄가 나를 덮치므로 내가 볼 수조차 없습니다. 내 죄가 내 머리털보다 많으므로 내가 용기를 잃었습니다.

13 여호와여, 속히 나를 구하소서. 여호와여, 신속히 나를 도우소서.

14 내 생명을 노리는 자들이 다 함께 수치와 모욕을 당하게 하시고 나의 불행을 기뻐하는 자들이 실망하여 물러가게 하소서.

15 나를 보고 비웃는 자들이 자기들의 수치스러운 행동에 놀라게 하소서.

16 그러나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 주를 인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모하는 자들이 항상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고 말하게 하소서.

17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지만 주께서는 나를 생각해 주십니다.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나를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나의 하나님이시여, 지체하지 마소서.


시편 40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40편은 전반부의 ‘감사 시’와 후반부의 ‘탄식 시’가 결합된 독특한 형태를 보입니다. 시인은 과거에 자신을 ‘깊은 구덩이’에서 건져 ‘새 노래’를 주신 하나님을 감격적으로 찬양합니다. 그러나 그 찬양의 고백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다시 자신을 둘러싼 무수한 재앙과 죄악의 문제 앞에 압도되어 하나님의 신속한 구원을 간절히 부르짖습니다. 특히 6-8절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제사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중요한 구절로, 신약성경 히브리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을 예표하는 ‘메시아 시편’으로 인용됩니다.


말씀 속으로


1. 구덩이에서 반석으로, 탄식에서 새 노래로 (1-5절)

시는 “내가 끈기 있게 여호와를 기다렸더니(קַוֹּה קִוִּיתִי, 카보 키위티 - 기다리고 기다렸더니)”라는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그가 빠졌던 곳은 “깊은 구덩이(בּוֹר שָׁאוֹן, 보르 샤온 - 소용돌이치는 구덩이)”와 “진흙 수렁(טִיט הַיָּוֵן, 티트 하야웬 - 미끄러운 진흙)”이었습니다.

이는 자력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절대적인 절망의 상태를 상징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부르짖음을 듣고, 그를 끌어내어, 그의 발을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두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입에 ‘새 노래’, 즉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구원의 경험에서 비롯된 찬양을 주셨습니다. 이 개인의 간증은 이제 “많은 사람이 이것을 보고… 여호와를 신뢰하게” 만드는 공동체를 향한 선포가 됩니다.


2. 참된 제사: 순종을 원하시는 하나님 (6-10절)

시인은 이 구원의 감격 속에서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깨닫습니다. 그것은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나 예물’이 아니었습니다. “주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습니다.” 이는 율법에 따라 종이 주인을 영원히 섬기기로 결심할 때 귀를 뚫는 의식(출 21:6)을 연상시키며,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기로 헌신하는 ‘열린 귀’를 상징합니다.


이 깨달음은 “나의 하나님이시여, 내가 주의 뜻을 행하기를 즐거워하니 주의 법이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라는 위대한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신약의 히브리서 기자는 이 구절을 인용하여, 짐승의 제사를 완성하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선언으로 해석합니다(히 10:5-7). 율법을 마음에 새기고 기쁨으로 순종하는 삶, 이것이 하나님이 받으시는 최고의 예배입니다.


3. 다시 시작된 부르짖음: "지체하지 마소서" (11-17절)

이처럼 위대한 신앙고백을 했던 시인은, 11절부터 다시 고통의 현실로 급격히 추락합니다. “무수한 재앙이 나를 둘러싸고 내 죄가 나를 덮치므로 내가 볼 수조차 없습니다.” 과거의 구원의 경험이 현재의 고난을 면제시켜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다시 자신을 ‘가난하고 궁핍한 자’로 인식하며, 하나님의 신속한 도움을 절박하게 구합니다. “나의 하나님이시여, 지체하지 마소서.”


그러나 이 탄식은 불신앙의 탄식이 아닙니다. 그는 여전히 “주께서는 나를 생각해 주십니다”,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나를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며,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뢰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40편은 산봉우리와 깊은 골짜기를 끊임없이 오가는 우리의 실제 신앙 여정에 깊은 위로와 통찰을 줍니다.


첫째, 당신의 ‘새 노래’를 잊지 말고 선포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당신을 절망의 구덩이에서 건져주셨던 경험을 기억하십니까? 그 구원의 감격, 그 ‘새 노래’는 당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듣고 하나님을 신뢰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당신의 간증을 마음속에 숨기지 말고, 많은 사람 앞에서 하나님의 성실과 구원을 선포하십시오.


둘째,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최고의 예배는 ‘순종하는 삶’입니다. 우리는 종종 교회에서의 예배 행위가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정말 기뻐하시는 것은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그분의 뜻을 즐거워하고, 그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 순종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삶이 하나님께 드리는 진정한 예배가 되게 하십시오.


셋째, 과거의 승리에 안주하지 말고, 오늘의 은혜를 구하십시오. 과거에 아무리 큰 은혜를 경험했다 할지라도, 우리는 오늘 다시 죄와 재앙 앞에서 넘어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과거의 간증은 오늘의 고통을 이기는 힘의 원천이 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오늘의 기도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어제의 만나가 아닌, 오늘 새롭게 내려주시는 은혜를 구하며 날마다 하나님께 나아가십시오.


넷째, ‘가난하고 궁핍함’을 고백하는 것이 능력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주께서 나를 생각해 주신다”는 확신에 이르렀습니다. 내가 강하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지 않습니다. 나의 가난함과 궁핍함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을 나의 유일한 도움과 구원자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기도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저를 절망의 구덩이와 수렁에서 건져내사 반석 위에 세우시고, 제 입에 새 노래를 주신 은혜를 찬양합니다.

제 삶이 형식적인 제물이 아닌, 주의 뜻 행하기를 즐거워하며 주의 법을 마음에 새기는 살아있는 예배가 되게 하소서.

과거의 은혜에 안주하지 않게 하시고, 오늘 저를 둘러싼 무수한 재앙과 죄의 문제 앞에서 다시 주님의 자비를 구합니다.

저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나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오니, 나의 도움이시요 구원이신 주님, 속히 오셔서 저를 도우시고 지체하지 마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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