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도시를 순례하는 믿음의 순례자
온 땅의 왕이신 하나님을 향한 기쁨의 함성을 외쳤던 우리의 여정을 이어, 이제는 그 위대하신 왕이 거하시는 도성, ‘시온’의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찬양하는 노래, 시편 48편을 함께 묵상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나 하버 브리지 같은 위대한 건축물 앞에 섰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압도되고, 그곳을 만든 이들의 지혜와 힘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시민들은 그 건축물을 바라보며 안정감과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하물며,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친히 “이곳은 내가 거하는 도시다”라고 말씀하신 곳이 있다면, 그곳의 영광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견고함은 얼마나 대단할까요?
시편 48편은 바로 그 하나님의 도성, ‘시온’을 향한 한 편의 찬사이며, 그 도성을 순례하는 ‘믿음의 안내서’입니다.
시인은 먼저 시온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이어서 그 어떤 세상의 연합군도 감히 넘볼 수 없었던 이 도시의 신적인 방어 능력을 생생하게 간증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초대하여 이 위대한 성의 망대와 성벽을 하나하나 세어보며 그 견고함을 직접 확인하라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건축물에 대한 자랑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지키시는 하나님의 임재가 얼마나 실제적이고 강력한지를 온몸으로 체험하라는 거룩한 예배로의 초대입니다.
시편 48편 (현대인의 성경)
1 여호와는 위대하시니 우리 하나님의 성, 거룩한 그의 산에서 크게 찬양을 받으실 분이시다.
2 그 산은 아름답게 솟아 온 땅의 기쁨이 되었으니 북쪽에 있는 시온산은 위대한 왕의 성이다.
3 하나님이 그 성의 궁전에서 자기를 피난처로 알리셨다.
4 세상 왕들이 함께 모여 의기 양양하게 쳐들어왔으나
5 그들이 그 성을 보고 놀라 겁을 먹고 허둥지둥 달아나 버렸다.
6 그들이 거기서 해산하는 여인처럼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혔으며
7 주께서 동풍으로 다시스의 배를 부수는 것같이 그들을 쳐부수셨다.
8 우리가 들은 대로 전능하신 여호와의 성, 우리 하나님의 성에서 우리가 보았으니 하나님이 이 성을 영원히 지키실 것이다.
9 하나님이시여, 우리가 주의 성전에서 주의 한결같은 사랑을 생각하였습니다.
10 하나님이시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알려진 것처럼 주를 찬양하는 소리가 땅 끝까지 퍼졌으니 주의 오른손에는 의가 가득합니다.
11 주의 공정한 심판 때문에 시온산이 기뻐하고 유다의 성들이 즐거워합니다.
12 너희는 시온성을 돌며 그 망대를 세어 보아라.
13 그 성벽을 자세히 살피고 그 궁전을 돌아보아라. 그러면 너희가 다음 세대에게 이 사실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14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의 하나님이시니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실 것이다.
시편 48편은 시편 46편과 함께 ‘시온의 노래’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찬양 시’입니다. ‘시온’은 예루살렘 성이 위치한 산의 이름이지만, 시편에서는 단순한 지리적 공간을 넘어 하나님의 통치와 임재, 그리고 구원의 중심지를 상징하는 신학적인 장소입니다.
이 시는 하나님의 도성 시온의 아름다움과 안전함을 찬양하며, 과거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 성을 기적적으로 보호하셨는지를 간증하고, 미래 세대에게 이 믿음을 전수할 것을 명령하는 장엄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1. 듣는 믿음이 보는 믿음으로 (1-8절) 시는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할 장소로 ‘우리 하나님의 성, 거룩한 그의 산’을 지목하며 시작합니다. 이 시온성은 ‘위대한 왕의 성’이며, 하나님께서 친히 그곳의 ‘피난처’가 되어주십니다.
4-7절은 이 선포가 어떻게 역사 속에서 증명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짧은 드라마입니다.
세상의 왕들, 즉 막강한 연합군이 이 성을 정복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전투 한번 없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그 성을 보고 놀라 겁을 먹고 허둥지둥 달아나 버렸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의 영광이 발하는 위엄 앞에서 인간의 모든 교만과 군사력은 해산하는 여인의 고통처럼, 동풍에 부서지는 다시스의 배처럼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이 놀라운 경험을 통해 시인은 8절에서 위대한 신앙고백을 합니다. “우리가 들은 대로… 우리가 보았습니다(כַּאֲשֶׁר שָׁמַעְנוּ כֵּן רָאִינוּ, 카아쉐르 샤마누 켄 라이누).” 조상들로부터 귀로만 ‘들었던’ 하나님의 구원의 이야기가, 이제는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눈으로 똑똑히 ‘보는’ 실제적인 경험이 되었다는 감격적인 선포입니다.
2. 믿음의 순례와 다음 세대 (9-14절) 역사적 경험은 이제 성전 안에서의 예배로 이어집니다. 백성들은 성전에서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חַסְדֶּךָ, 하스데카)’을 깊이 묵상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마치 승리의 기념관을 둘러보듯, 시온성을 구석구석 돌아보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너희는 시온성을 돌며 그 망대를 세어 보아라. 그 성벽을 자세히 살피고 그 궁전을 돌아보아라.”
이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얼마나 견고하고 완벽한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마음에 새기는 ‘믿음의 순례’입니다. 왜 이 순례를 해야 합니까? 13절은 그 목적을 분명히 밝힙니다. “그러면 너희가 다음 세대에게 이 사실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신앙 경험은 나에게서 끝나서는 안 되며, 반드시 다음 세대에게 전수되어야 할 믿음의 유산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순례의 결론은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의 하나님이시니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실 것”이라는 영원한 약속으로 끝을 맺습니다.
시편 48편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의 참된 피난처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첫째, 당신의 ‘시온’은 어디입니까? 오늘날 우리에게 시온은 어디일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성령께서 내주하시는 ‘교회 공동체’이며, 더 나아가 성령의 전이 된 ‘우리 각자의 삶’입니다.
당신의 안전은 당신의 재산이나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공동체와 당신의 삶 속에 내주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에 달려있음을 믿으십시오. 세상의 왕들이 당신을 공격할 때, 그들은 당신이 아닌 당신 안에 계신 하나님을 보고 두려워 떨게 될 것입니다.
둘째, ‘들은’ 믿음을 ‘보는’ 믿음으로 바꾸십시오. 우리는 주일 설교나 성경 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의 이야기를 수없이 ‘듣습니다’. 그러나 그 들은 말씀이 나의 삶 속에서 실제로 경험될 때, 비로소 나의 신앙은 살아있는 능력이 됩니다.
당신의 삶의 문제 속에서, 과거에 들었던 그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기’ 위해 기도하고 기대하십시오. 당신의 삶을 하나님의 말씀이 증명되는 간증의 현장으로 만드십시오.
셋째, 당신의 삶에 있는 ‘믿음의 망대’를 세어보십시오. 불안과 염려가 밀려올 때, 시편의 명령처럼 ‘믿음의 순례’를 떠나보십시오. 조용히 자리에 앉아,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을 어떻게 인도하시고 보호하셨는지를 하나하나 기록해 보십시오.
당신을 구원하셨던 ‘망대’들을 하나씩 세어보고, 당신을 지켜주셨던 ‘성벽’들을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그럴 때 당신은 하나님께서 얼마나 신실하게 당신과 함께하셨는지를 깨닫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확신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당신의 자녀와 믿음의 후배들에게 꼭 들려주십시오.
위대하신 나의 하나님, 나의 왕이시여,
주님이 거하시는 주의 교회가 이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피난처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과거에 말씀으로만 들었던 주님의 신실하심을,
오늘 저의 삶의 현장에서 눈으로 똑똑히 보는 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염려가 찾아올 때, 제 삶에 세워주신 은혜의 망대들을 세어보며 주님의 보호하심을 다시 기억하게 하시고,
이 믿음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통로로 저를 사용하여 주옵소서.
영원히 우리의 하나님이시며 인도자이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