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구원하지 못하는 죽음 앞에서

어리석은 부자와 지혜로운 가난한 자의 노래

by Joseph H Kim

하나님의 도성 안에서 누리는 안전함을 노래했던 우리의 여정을 이어, 이제는 성벽 밖, 세상의 모든 사람을 향해 외치는 한 지혜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겠습니다. 이 시는 우리 시대가 가장 절실하게 들어야 할, 돈과 죽음에 관한 지혜의 잠언입니다. 시편 49편입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가 최첨단 의료 기술에 수십억을 투자하며 영원히 살 것처럼 자기 제국을 건설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의 이름은 도시의 가장 높은 빌딩과 거대한 재단에 새겨져 영원히 기억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손님이 예고 없이 그의 문을 두드릴 때, 그가 쌓아 올린 막대한 재산 중 단 하나라도 죽음의 문턱을 넘는 데 가지고 갈 수 있을까요? 그의 돈이 단 하루의 생명이라도 더 살 수 있는 ‘몸값’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


시편 49편은 이처럼 부(富)의 힘을 맹신하며 살아가는 모든 시대를 향해, 지혜자가 던지는 날카롭고도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이 시는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현실 앞에서, 인간이 쌓아 올린 모든 재물과 명예가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어둡고도 정직한 현실 인식 속에서, 재물이 아닌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영혼을 죽음의 권세에서 건져내실 유일한 소망임을 선포하는, 가장 실제적인 복음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시편 49편 (현대인의 성경)


1 너희 모든 민족들아, 이것을 들어라.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귀를 기울여라.

2 낮은 자나 높은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가 다 함께 들어라.

3 내 입이 지혜를 말하고 내 마음이 명철을 묵상할 것이다.

4 내가 비유에 귀를 기울이고 수금을 타며 나의 어려운 문제를 풀 것이다.

5 나를 속이는 악한 자들이 나를 둘러싸는 재앙의 날에 내가 어째서 두려워해야 하는가?

6 그들은 자기 재산을 의지하고 자기의 부유함을 자랑하는 자들이다.

7 아무도 자기 형제의 생명을 돈으로 살릴 수 없으며 하나님께 몸값을 지불할 수도 없다.

8 사람의 생명의 값은 너무 비싸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불할 수가 없다.

9 그가 영원히 살고 죽음을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10 지혜 있는 자도 죽고 어리석고 무식한 자도 함께 망하며 그들의 재산은 다른 사람에게 남겨지는 것을 누구나 다 본다.

11 그들은 자기 땅을 자기들의 이름으로 부르며 그들의 집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12 사람은 존귀해도 오래 살지 못하며 죽으면 짐승과 같다.

13 이것이 자기들을 신뢰하는 어리석은 자들과 그들의 말을 따르는 자들의 운명이다.

14 그들은 양처럼 죽음으로 끌려가니 죽음이 그들의 목자가 될 것이며 아침이 되면 정직한 사람이 그들을 다스릴 것이다. 그들의 육체는 무덤에서 썩고 그들이 살던 화려한 집에서 멀리 떠날 것이다.

15 그러나 하나님은 내 생명을 무덤의 세력에서 구원하여 저를 영접하실 것이다.

16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어 그 집이 화려해져도 너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17 그가 죽을 때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며 그의 재산이 그를 따라 무덤으로 내려가지 못한다.

18 그가 비록 살아 있을 때에 스스로 만족하며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을지라도

19 그도 역시 자기 조상들에게 돌아갈 것이니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할 것이다.

20 사람이 존귀해도 깨닫지 못하면 죽으면 짐승과 같다.


시편 49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49편은 고라 자손이 지은 ‘지혜 시(Wisdom Psalm)’입니다. 이 시는 개인적인 탄식이나 찬양이 아니라, 마치 한 사람의 지혜 교사가 모든 계층의 사람들(“낮은 자나 높은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을 모아놓고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진리를 가르치는 설교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시의 핵심 주제는 ‘죽음 앞에서의 부(富)의 무력함’과, 그 죽음을 이기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구속(救贖)’에 있다는 것입니다.


말씀 속으로


1. 아무도 지불할 수 없는 몸값 (1-12절) 시는 모든 인류를 향한 장엄한 초대로 시작합니다. 시인은 자신이 말하려는 것이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은 지혜와 어려운 문제(비유,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이라고 말합니다. 그 문제는 5절에 제시됩니다. “재앙의 날에 내가 어째서 두려워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세상의 어리석은 대답은 ‘재물을 의지하는 것’입니다(6절).


그러나 시인은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그 어떤 부자도 “자기 형제의 생명을 돈으로 살릴 수 없으며 하나님께 몸값을 지불할 수도 없다(7절).”


생명의 값은 인간의 재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비싸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기 땅을 자기 이름으로 등기하고(마치 영원할 것처럼), 화려한 집을 짓고 살아도, 존귀한 사람이라도 결국은 “죽으면 짐승과 같다”는 냉엄한 현실을 피할 수 없습니다.


2. 두 개의 운명, 두 명의 목자 (13-15절) 어리석은 부자들의 최종 운명은 무엇입니까? 14절은 충격적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양처럼 죽음으로 끌려가니 죽음(מָוֶת, 마웨트)이 그들의 목자가 될 것이다.”


시편 23편에서 ‘여호와’가 의인의 목자였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재물을 목자로 삼았던 자들의 최종 목자는 결국 ‘죽음’이며, 그들의 종착지는 썩어 없어질 ‘무덤’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절망의 선포 뒤에, 시편의 가장 위대한 희망의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생명을 무덤(שְׁאוֹל, 쉐올)의 세력에서 구원하여(יִפְדֶּה, 이프데 - 몸값을 치르고 건져내다) 저를 영접하실 것이다(15절).”


인간의 돈으로는 지불할 수 없었던 그 생명의 몸값을, 하나님께서 친히 지불하시고 자신의 영혼을 죽음의 권세에서 건져내실 것이라는 놀라운 소망의 선포입니다. 이는 구약에서 나타나는 부활과 영생에 대한 가장 강력한 믿음의 고백 중 하나입니다.


3. 깨달음 없는 존귀함의 허무 (16-20절) 이 위대한 진리를 깨달은 시인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권면합니다.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어 화려해져도 너는 두려워하거나 부러워하지 말아라.” 그가 가진 모든 것은 죽을 때 단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2절의 후렴구를 반복하며 시를 마칩니다. “사람이 존귀해도 깨닫지 못하면 죽으면 짐승과 같다.” 여기서 ‘깨달음’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재물이 아닌 하나님만이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하실 수 있다는 이 시편의 핵심 진리를 아는 지혜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49편은 물질만능주의라는 거대한 우상 앞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날카로운 예언자적 메시지를 던집니다.


첫째, 재물이라는 신기루에서 깨어나십시오. 우리 시대는 ‘돈이 곧 힘이고 구원’이라고 속삭입니다.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자유와 안전,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시편 49편은 그것이 죽음 앞에서 완전히 무너져 내릴 신기루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당신의 인생의 최종 목표가 더 많은 부를 쌓는 것이라면, 당신은 결국 ‘죽음’을 목자로 삼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궁극적인 소망과 신뢰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정직하게 점검하십시오.


둘째, 값을 매길 수 없는 당신의 영혼을 위한 몸값을 기억하십시오. 시편 기자가 희미하게 소망했던 “하나님께서 내 생명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그 예언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완전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재물로도 지불할 수 없었던 우리의 생명의 몸값을,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지불하셨습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죽음의 양 떼가 아니라, 위대한 목자의 피 값으로 사신, 값을 매길 수 없이 존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셋째, ‘깨닫는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십시오. 이 시편이 말하는 가장 큰 비극은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존귀하게 되어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참된 지혜는 이 땅의 삶이 전부가 아니며, 죽음 너머에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이 있음을 깨닫고, 영원한 관점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의 하루하루가 썩어 없어질 재물을 쌓는 데 분주한 삶이 아니라, 영원한 본향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 아버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재물을 의지하고 그것을 자랑할 때,

저희에게 죽음 앞에서 그것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깨닫는 지혜를 주옵소서.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저희의 생명을,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구속하여 주신 그 놀라운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죽음이 저희의 목자가 되지 않게 하시고,

오직 선한 목자이신 주님만을 따라 영원한 생명의 집에 이르게 하소서.

존귀한 자리에 있더라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고,

영원한 관점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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