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1장 — 프롤로그
단순하게는 창작물 속 등장인물의 이름들부터, 복잡하게는 창작물의 세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가상의 언어까지, 만들어진 언어, 인공어는 일상에서 만나는 창작물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예시를 꼽아 보라고 하면 당연히 반지의 제왕의 퀘냐(Quenya), 스타 트렉의 클링온어(tlhIngan Hol), 아바타의 나비어(Lìʼfya leNaʼvi) 등이 있죠.
이런 창작물을 보면서, 아니면 내 창작물에 깊이를 더하고 싶어서, 아니면 그저 나만의 언어를 만들고 싶어서 언어 창작의 욕망이 샘솟는다면, 곧 큰 벽에 부딪힌답니다. 언어를 만드는 걸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고, 당장 내가 쓰는 한국어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내 창작물에 나올 언어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한국에도 인공어 창작을 위한 자료가 있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쉽게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영어를 할 줄 알면 인터넷의 방대한 언어학 자료를 배워 써먹겠지만, 영어가 안된다면 쳐다보기도 힘듭니다. 거기다가 단순하게 몇 줄, 몇 단어만 적고 말 언어를 위해서 언어학 학사 과정을 며칠 동안 쳐다보고 있는 것도 부담이죠.
그래서 창작자 여러분들의 이런 불편함을 덜고자, 그리고 제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인공어 지식을 한번 써먹어 보고자 안내서를 적게 되었습니다. 이 안내서는 이름하여…
창작물을 위해 언어를 만들고자 하는 창작자들을 위한 안내서, 줄여서 창언창안은 창작자 여러분들께서 손쉽게 언어를 만들 수 있게 도와드립니다.
창언창안만 있다면 (읽는 시간을 빼고) (목표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 만에 언어를 뚝딱 만들 수 있답니다! 거짓말 같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창언창안은 다음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언어를 만드는 시간을 단축한답니다.
대부분의 창작물은 글자로만 적히고, 음성이나 영상이 아니기 때문에 한글로만 적힐 것을 상정하면 본격적인 음성 지식이 필요하지 않음
대부분의 창작물에서는 인공어가 인명 및 지명 등의 고유명사, 인사말 및 속담 등의 상용구로만 등장하기 때문에 복잡한 문법이나 방대한 어휘가 필요하지 않음
본격적인 음성 지식, 복잡한 문법, 방대한 어휘가 없는 인공어는 매우 기초적이어서, 언어학에 대한 지식 없이도 만들 수 있음
어떤가요? 믿음이 가시나요? 부담 없이 손쉽게 언어를 만드실 수 있도록, 창언창안은 실전을 중시합니다. 구태여 왜 이런 편법들이 가능한지를 설명하지 않고, 편법이든 뭐든 동원해서 당장 내가 만들 창작물에 집어 넣을 언어를 만드는 것이 주된 목표죠.
만약 이런 홍보 문구에도 선뜻 인공어를 만들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다음의 "내 창작물에 나만의 언어를 담았을 때의 장점들"을 한번 봐주세요.
식상한 이름들은 이제 그만! 여러 작품들에서 계속 등장하는 사라, 바이올렛, 루카스, 레온하르트들… 얘가 이 작품에서 나왔던 애인지, 저 작품에서 나왔던 애인지 헷갈릴 정도죠. 내 캐릭터가 단순히 독자들에게 여주, 남주, 황자, 공작 등으로 불리지 않고, 자신의 이름으로 불렸으면 한다면? 흘러가 버린 유행 때문에 구닥다리 이름으로 취급당하고 싶지 않다면? 해법은 나만의 언어입니다!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보자! 자주 보던 이름들이 아니라 독특한 이름들, 그리고 그 이름들이 가진 일종의 규칙은 인간의 뇌를 자연스럽게 사로잡죠. 새로운 언어로 독자들의 뇌를 자극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어봅시다!
짜임새 있는 설정! 현실성이든, 핍진성이든, 창작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설정입니다. 설정이 허술하다면 훌륭한 작품에서도 뒷말이 나오고, 준수한 작품은 발목이 잡힌답니다. 설정이 지나치게 세세한 것도 문제지만, 구멍이 숭숭 뚫린 것도 문제죠. 창작물 속에 들어갈 언어를 만들 때에는 창작물 세계 안의 여러 설정, 여러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 창작을 하는 건 내 창작물에 숨겨져 있는 구멍을 잡아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랍니다!
어떠신가요? 한번 나만의 언어로 내 창작물을 돋보이게 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러면 창언창안과 함께 창작물을 위한 언어 창작의 세계로 가봅시다!
그런데, 언어 창작이라는 험해 보일 수도 있는 길을 혼자서 가면 외롭겠죠. 그러니, "창창어"를 통해 그때그때 바로바로 알게 된 것을 적용해 보고 언어 창작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걸 확인해 봅시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입니다. 저는 언어학 전공자도 아니고, 국어국문학과와는 그림자도 안 부딪혔던지라 제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오류나 오개념, 오정보가 보이신다면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