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4: # 개미지옥, 6화

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 줘.

by 카테난조






Episode 14:

# 개미지옥, 6화





23. 그런데, 임 대표가 이상한 말을 한다. 임 대표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근태관리를 사무실의 직원을 포함해 카쿠르터까지 적용하려 해. 그러니 승기는 단톡방에 출퇴근 기록, 보고서 작성, 활동비 및 인센티브 등을 알려줘. 우리 직원과 동일하게.”



이게 올바른 방향인가?



“임 대표, 카쿠르터에게 근태관리를 적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들은 우리 직원이 아니라고.”


“아니, 효상아. 이대로 진행해. 블루 고스트에서 내려온 지시니까. 그대로 따르라고.”



임 대표와 작은 충돌이 있었다. 임 대표는 그대로 진행했다. 이럴 때 확실하게 느낀다. 나와 우현이를 더는 친구 관계로만 설명하기 어렵다고. 카쿠르터를 모집했을 때, 사실, 이력서를 요청하지도 볼 생각도 없었다. 처음부터 고용할 생각이 없어서다. 면접을 보지도 않았다. 온라인 채널에 댓글을 단 모두에게 비밀글로 카쿠르터로 선정했으니 이메일을 확인하라는 게 전부였다. 누구라고 걸려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수많은 이에게 초대장을 보낸 결과, 응답 온 사람을 추려 100명을 선정했다. 물론, 소정의 활동비와 투자자를 모집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정식으로 계약해 고용한 게 아니다. 물론, 고용할 생각을 안 한 게 아니다. 블루 고스트의 반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이들의 생업에 관여하지 않는다. 크게 보면, 카테피아의 완성은 인생 2막을 열어 줄 재테크에 가깝다. 카쿠르터는 비전을 공유해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역자다. 그렇기에 이들을 직원이라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들과 충돌이 생길까 걱정이 앞섰다. 직원처럼 근태관리를 적용한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맞지 않아서다. 예상과 다르게 엄격한 근태관리를 카쿠르터는 환영한다. 마치 이를 기다린 것처럼 보인다. 출퇴근 기록과 보고서 제출로 단톡방은 온종일 시끄럽다. 이로 인해, 단톡방과 이들이 모집한 투자자의 관리를 담당하는 사무실 직원도 종일 정신없다. 덕분에, 카쿠르터와 직원의 충성도는 높아진 듯하다.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카쿠르터에게 근태관리라니? 이는 분명한 우리의 월권[228]이다. 그런데도 불편한 상황을 나만 빼고 모두가 즐긴다.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이 모든 상황을 블루 고스트는 예상했을까?



구속된 자유를 사랑하다니.

참 모순적이다. 안 그런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24. 임 대표는 엄격한 근태관리를 포함해, 직원과 각 지역의 대표인 카쿠르터와 주 1회 위클리 미팅을 한다. 조금씩 회사의 체계가 잡혀가는 느낌이다. 위클리 미팅은 레벨 2의 진행 상황 파악을 보고하는 게 목적이다. 카쿠르터는 투자자 모집 현황, 지역마다 발생하는 이슈, 관련한 문제점 도출, 그리고 다음 주의 목표 수립을 보고한다. 임 대표가 회의를 주관하지는 않는다. 위클리 미팅은 승기의 몫이다. 승기는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 임 대표에게 보고한다. 이럴 때 보면, 더는 임 대표를 친구로 생각하기 어렵다. 외부에서 보면 우리 셋은 이전과 다를 게 없는 소중한 친구 관계다. 우현이는 대표로서 대우를 바란 적은 없어서다. 그래, 여전히 우현이는 나와 승기를 좋은 친구라 생각한다. 문제는 우현이를 느끼는 나의 다른 감정이다. 경제특구지역에서 불안한 감정을 노출한 이후로 우현이가 점점 불편해진다. 이러한 감정 변화를 승기에게 털어놓았다.



“효상아, 가끔 넌 뭐랄까……. 이상에 사로잡혀 여전히 어린이로 살고 싶은 피터팬 같아. 네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지. 나 또한 비슷한 감정을 겪은 후, 지금의 결론에 도달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현이는 우리 친구다. 그것도 아주 소중한 친구.


주위를 둘러봐라.

누가 우리 같은 놈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할까?

아무도 없다. 아무도.


반대로 우리가 우현이를 도와준 적이 있어?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세상에 이처럼 순수한 친구가 또 있을까? 과거에 우현이를 어찌 생각했는지 효상이 네가 더 잘 알잖아. 솔직히 너무나 부끄러웠다. 우현이는 늘 우리에게 진심이었어. 난 그 상황을 고깝게 여긴 거지. 우현이의 진심은 중요치 않았어. 무너지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어. 얼마 전, 사업 설명회에서 우현이가 감정에 북받쳐 지난날을 말할 때, 정말 아찔하더라. 도대체 이렇게나 불쌍한 놈에게 무슨 생각을 한 거냐고. 난 왜 이렇게나 못났을까 하고.


그래, 우현이가 임 대표가 되니, 조금은 불편한 게 사실이야. 그런데, 그건 우리의 문제지 우현이의 문제는 아니야. 그리고 임 대표의 위치는 우리에게 지시할 수 있고. 또한, 회사 안에서 우현이를 임 대표로 대우하는 게 당연한 일이고. 효상아, 이제 우현이를 친구로 대하려 할수록 너만 상처받아. 그 이유는 너도 알지? 우현이 때문이 아니야. 우현이를 예전처럼 대하려는 마음이 문제야.


이제 현실을 바라봐.

우현이는 우리의 인생 2막을 열어줄 구세주라고.

그리고 그 구세주가 우리 친구라고.


우리는 로또를 맞은 거나 다름없다. 다시 정리하면, 우현이는 우리 친구야. 그것도 가장 친한 친구. 블루 고스트 아시아 헤드인 능력 있는 아버지를 둔 친구. 그런데도 이러한 조건을 활용해 우리에게 대우를 부당하게 요구하지 않는 순수한 친구.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임 대표를 대우하는 게 맞아. 그가 이러한 대우를 원하든 원하지 않든.”






25. 임 대표에 관한 생각을 끝낸 승기는 오늘도 위클리 미팅을 열정적으로 진행한다. 그나저나 오늘은 임 대표도 함께다. 매주 하는 위클리 미팅인데도, 임 대표의 등장은 많은 이를 긴장하게 한다. 나 역시 그렇다. 과거의 우현이에게 없던 위화감을 느끼니 불편한 게 사실이다. 어쩌면, 승기가 말한 게 맞을지도 모른다. 이 위화감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거다. 친구가 뿜어 대는 존재감이 불편한 거다. 승기처럼 태세 전환을 빠르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질투라도 상관없다. 지금은 비뚤어진 마음을 나무라고 싶지 않다. 승기 말이 틀리지는 않지만, 조금 걸릴 것 같다.



“오늘은, 임 대표님이 위클리 미팅에 참여했습니다. 임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회의를 마치려 합니다. 임 대표님, 전한 말씀 없으세요?”



감정 정리를 끝내 태세 전환이 빠른 승기가 임 대표의 존재를 빛나게 하려 한다. 임 대표는 잠시 흠칫 놀란 표정을 짓는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모두 임 대표의 말씀을 기다린다. 숨을 고른 후, 임 대표는 말문을 연다.



“안녕하세요, 카테난조 임우현 대표입니다. 그동안 김 팀장에게 회의를 일임했는데, 김 팀장이 카쿠르터인 여러분에게 전체적인 상황을 브리핑한다면 사기를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해 참여했습니다.”






26. 김 팀장? 그게 누구지? 아 김승기였지. 우리끼리 있을 때, 임 대표가 승기를 팀장이라 부른 적이 없어서 깜박했다. 승기가 말한 게 이런 행동이었나? 우현이는 항상 우리를 친구로 존중한다고.



“각 지역을 맡아 투자자 모집에 열 일 올리는 여러분,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카테피아의 건설은 꿈이 아닌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은 눈앞에 있습니다. 카테피아는 저와 김 팀장이 아닌, 전적으로 여러분의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레벨 1 달성 이후, 지역별로 단톡방을 따로 구성해 업무를 보고 받았습니다. 현재 레벨 2로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궁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어제까지 모인 투자금은…… 약 2,400억입니다. 이제 곧 레벨 2의 달성입니다. 이게 다 물심양면 노력한 카쿠르터의 덕분입니다.


그래서 김 팀장과 상의한 후, 모든 카쿠르터에게 일괄적으로 오백만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그동안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






27. 카쿠르터의 환호성으로 임 대표는 잠시 말을 끊는다. 한동안 환호성으로 사무실은 들썩거린다. 예상하지 못한 발언으로 나 또한 어안이 벙벙하다. 오백만 원이나? 그나저나 언제 2,400억 원이나 모인 거야? 언제 승기하고 이야기했지? 나와는 상의도 안 하고? 승기가 정말 심복은 심복이구나. 서운하네. 하긴 서운할 것도 없다. 사업의 규모가 커지는 상황을 불안하다고 말한 나다. 관련한 일을 전부 공유하는 게 더 이상하다.



“과학자 뉴턴은 물체는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고 말합니다.[229] 관성의 법칙입니다. 카쿠르터의 헌신으로 우리 프로젝트는 관성의 법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좋은 흐름입니다. 흐름을 타면, 예전처럼 노력하지 않아도, 일정한 속도로 달려갈 수 있습니다. 레벨 1의 투자금 500억을 달성하려고, 얼마나 노력했습니까? 카쿠르터의 무한한 헌신으로 곧 레벨 2를 달성할 예정입니다. 이는 정말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입니다.


레벨 2를 달성하면,

그때부터, 드디어 본궤도에 올라,

부자는 우리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기억하시지요? 우리의 타깃은 여러분을 포함한 사회의 소외층입니다. 그리고 저와 김 팀장은 여러분에게 인생 2막을 열어줄 종잣돈을 마련하는 게 목표입니다. 바로 카테피아입니다. 현재, 경제특구지역에서 일어나는 부동산 붐, 우리는 이를 ‘에러’라 생각합니다. 경제특구지역의 부동산 버블은 모든 한국인의 관심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이곳을 부를 상징하는 황금도시, 엘도라도라고요.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곳에 투자하면 실패할 리 없다고요. 그렇기에 이곳은 현재 수많은 사기꾼의 무대입니다. 아직은 사기꾼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사기꾼은 사탕발림으로 투자자를 유혹합니다. 투자자는 스스로 어디로 걸어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빠진 곳은 개미지옥입니다.


허우적거리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그래서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개미지옥.


크고 작은 수천 개의 개미지옥은 많은 투자자의 소중한 종잣돈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합니다. 이때 정부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투자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입니다. 물론, 정부는 사기꾼을 잡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요, 노력은 하겠지요. 하지만 사기꾼을 잡는다고 그들의 투자금을 돌려받기는 어렵습니다.


사기를 당했다면,

마음이 가난해서입니다.


부자는 정말로 돈 냄새를 잘 맡습니다. 돈 되는 곳에 부자가 없는 곳은 없지요. 돈 냄새의 출처도 안다는 말입니다. 사업 설명회에서 정호 님도 언급했지요?


100%에 수렴하는 정보


레벨 2를 달성하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부자들은 우리를 100%에 수렴하는 정보라 생각합니다. 조용하게 움직였음에도, 이처럼 많은 투자금을 확보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의 투자자는 대부분 소외층입니다. 물론, 이들은 알 리 없겠지요. 그저 신기하겠지요. 그리고 이는 부자의 지갑을 열만큼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더군다나, 두 팔 걷고 나서서 정부가 이곳을 홍보합니다. 100% 수렴하는 확실한 정보라 모든 게 가리키고 있습니다. 부자는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의 돈을 불려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이 방향은 관성입니다. 누구도 방해할 수 없습니다. 말이 길어졌네요. 레벨 2의 달성은 부자와 만나는 징검다리입니다. 부자의 눈먼 돈으로 카테피아를 완성합니다.


하지만,

카테피아에

부자가 머물 공간은 없습니다.


마지막까지 레벨 2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세요.”



to be continued....



[228] 월권 (越權): 자기 권한 밖의 일에 관여함. 남의 직권을 침범함.

[229]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