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의 물리학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건
철근도, 죄책감도 아니다.
눈꺼풀이다.
아침마다 내 얼굴 위에 눌려 있는 작은 이불.
분명 어젯밤엔
8시간쯤 잔 것 같다.
기록상으론 분명 그랬다.
그런데 왜,
눈은 매일같이 억울한 표정으로 뜨는가.
나는 눈꺼풀에게 밀려 사는 존재,
전세 내듯 이 몸을 빌려 산다.
문득 생각한다.
잠들기 전엔 그토록 졸린데,
그렇다면 잠이란 건—
자면서 사라지고,
깨면서 생기는
역설적인 피로 아닐까.
눈을 감고 싶은 충동과
떠야만 하는 책임 사이에서
오늘도 나는
작은 두 개의 문을 들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