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까 20

사소하지만 잊을수 없는 날들

by 송필경

잘못 눌린 죄


두근두근—
심장이
어선에서 막 꺼낸 물고기 마냥
바닥을 튄다.

“??”
물음표 두 개.
쉼표도 없이
아내에게서 도착한 메시지.

아내가 나오는
졸업앨범 페이지에 놓인
비상금이 들켰나.

플스를 친구가 줬다고
거짓말한 그날의 나.
잊은 줄 알았던
소소한 생활의 죄목들이
머릿속에서 줄줄이 정렬된다.

목구멍엔
말 못 한 마음이
가래떡처럼 끼어 있고,
눈치는 회의 중,
입술은 진술 거부 중.

퇴근길 내내
나는
마음속 법정에서
스스로를 기소하고
스스로를 벌주고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했을 때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내시가 마마께 여쭙듯 말했다.

“…카톡, 뭐야?”

아내가 말했다.
“잘못 눌렀어.”

…나는
잘못 눌린
두 개의 물음표 앞에서
오후 내내
죄인처럼 살았다.

그러니까,
죄는
지었을 때보다
들켰다고 믿을 때 더 무섭다.



작가의 말

- 불안은 죄보다 상상에서 태어나고, 우리는 종종 그 상상에 먼저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