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처럼 안보여도 시니깐 1

사람속에 묻어나는 향기

by 송필경

오늘도 등산길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지만

도심 속 나무 그늘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내 땀방울을 살며시 감싸 안았다.


앞서 걷는 여인의 뒷모습이

문득 궁금해졌다.


얼굴을 보고 싶어

속도를 올렸다.


그 순간, 종아리가 경고했다.

하필이면 지금, 이 순간에.

숨이 가빠져 벤치에 앉아

바람에 몸을 맡겼다.


돌아가려던 찰나,

그녀가 천천히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가만히 기다렸더라면

그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쥐 덕분에

기다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속도를 잃은 그 순간,

나는

걸음의 의미를 배웠다.


오늘도,

조금씩 ‘기다림’을 익혀간다.



작가의 말

- 기다림도 결국 몸이 시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