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새겨진 시간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은
멈춘 시계추에 걸린
부서진 선율 같다.
녹슨 톱니 사이로
숨죽인 바람만 스며든다.
그 시절,
나는 노을 끝에 지워지던
그림자의 가장자리에 있었고,
손끝에서 흩어진 은빛 조각처럼
사라질 말을 품고 있었다.
삼키지 못한 고백은
호수에 남은 잔물결이 되었고,
닿지 못한 손길은
먼지 덮인 편지 속
마르지 못한 문장이 되었다.
시간은 흐르지만
그 멈춘 선율만은
귓가에 붙들려
내 깊은 곳을 흔든다.
나는 부서진 시계추를
억지로 돌려보려다
녹슨 틈에 손을 넣는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가라앉은 달빛처럼
천천히 스며 사라지고,
결국 돌아오지 못할 강물 위에
떠도는 잔영으로 남아
내 안에 자국을 그린다.
그럼에도 나는,
그 헛된 선율 속에서
조용히 시간을 멈추고,
바스러진 기억들 틈새에서
새로운 시간을 짓는 법을
조심스레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