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바깥에서 1

끊을수 없던것

by 송필경

― 문과 문 사이에서

문과 문 사이에 선다

문고리에 남은 온기
손끝에 스민 냄새

불씨는
아직 쉽게 살아날 수 있고

안쪽에서는
낮은 숨이 흐른다

나는
들어가지도
돌아서지도 못한 채

손을 쥔 채
가만히 선다

그날 밤
나는 불을 붙이지 않았다

돌아서지 못하게 하신 분이 계셨다

나는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여러 번 말했고, 여러 번 실패했다.

이번엔 진짜다,
이번 달까지만이다,
스트레스가 조금만 줄어들면.

핑계는 늘 준비되어 있었고
나는 그 말을 꽤 그럴듯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아내와 크게 싸운 적은 없다.
다만 담배 하나만은 늘 남아 있었다.
그 문제는 오래, 조용히 우리 사이에 놓여 있었다.

어느 날 밤이었다.
현관 앞에서 잠시 멈췄다.
안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내 이름이었다.

“그의에 금연을 위해...


문고리를 잡은 손이 그대로 굳었다.
감동이 먼저였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미안함이었다.
그리고 참담함.

싸움도 없었는데
나는 계속 지고 있었다.

아내는 나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숨을 곳이 없었다.
나는 핑계가 없는 사람으로 서 있었다.
매번 말로만 결심하던 사람,
스스로도 믿지 않는 말을 반복하던 사람.

그날 밤 나는 담배를 버렸다.
거창한 결단은 아니었다.
다만 더 이상
기도 바깥에 서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나를 바꾸지 못했다.
그건 분명하다.

그런데도 바뀌어 있었다.

불을 붙이지 못하게 하신 분이
계셨다고 나는 믿는다.
내 의지보다 먼저
나를 멈추게 하신 분이 계셨다고.

사랑은 소리치지 않았다.
조용히 기다렸다.

나는 그 조용함 앞에서
처음으로 멈추었다.

그리고 그 멈춤이
나를 바꾸기 시작했다.

당신은 지금도 기도 바깥에 서 있습니까?


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