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오늘

1화-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by 송필경

아무도 닿지 않는 곳에 나는 있었다.


그날,
어떤 말도
어떤 위로도
닿지 않는 하루였다.


나는 그저
무기력하게 돌아가는 초침만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사람들 틈에 서 있었지만,

어느 질문에도,
어느 위로에도
답할 수 없었다.


입을 닫은 건
아무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생각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를 짓눌렀기 때문이었다.


슬픔이 밀려들던 어느 순간,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건 마치
엉킨 사고의 회로가 터지며 흘러나온
내면의 소음 같았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아무 일도,
아무 말도,
아무 감정도
움직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홀로 남겨진 공간은

점점 나를
깊은 무중력의 어둠 속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