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미련이다.
준비도 안된 내게 덜컥 찾아온 찬바람과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내 뜨거움이 밤낮으로 얽히는...
너는 내게 여름이었다.
가을과 겨울만이 존재하던 내 계절에 사고처럼 등장해
쓸쓸함이란 얼음으로 꽁꽁 얼려
아무도 닿지 못할 그 곳에 가둬두었던
희망이란 벅찬 보물을 꺼내어 줄 것이라 생각했다.
태생이 바람같다 생각하던 나도 누군가에게 머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바람은 여름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걸 알아서일까. 너는 나에게 머물 자리를 주지 않는다.
너는 그저 어느 무더운 낮, 햇빛을 피하기 위해 들어선 나무그늘에 스치는 기분 좋은 바람처럼 한 때의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라면 기꺼이 그러겠다.
머물지 못하더라도 잠시 너의 눈가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 말려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
그 땀들이 다 말라 다시 햇빛으로 나갈 수 있다면 얼마든 너의 곁을 스치겠다.
그리고 다시 내 계절로 돌아가겠다.
언젠가 다시 여름이 찾아 오겠지만
지금의 뜨거움은 그리움이란 얼음으로 꽁꽁 얼려
몇번의 여름이 다시 오더라도 절대 녹이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