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다니면 업무도 물론 힘들지만 때로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받는 스트레스도 상상이상으로 힘들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믿었던 동료에게 고민을 털어놨는데 화살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을 테고 상사 욕을 하거나 직장동료를 험담 하는 것이 나에게 와전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가끔 회사에서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일 수 있지만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나는 회사를 들어가기 전 다짐했던 건 회사욕은 절대로 회사 사람들에게 하지 말자였다.
이러한 다짐은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퇴근하고 힘들었던 일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꾹 참았다가 부모님과 저녁 식사 시간에 털어놓았다. 나의 이야기를 다 들으시면 현실적인 부분과 공감해 주는 부분을 적절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러면 나는 속에 담아두었던 고민들이 해결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반대로 직원이 나에게 이러한 고민이나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나는 공감을 해주지 못했다.
그냥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항상 애매하게 대답을 해주기 바빴다.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고 직원들은 나와 고민 상담을 해도 속이 시원해지질 않으니 나에게 더 이상 이러한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았다.
관리자는 외로운 자리
관리자와 직원 두 가지의 직무를 경험해 본 나는 크게 느낀 게 있다.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기대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사람에게서 상처도 쉽게 받는다. 어떠한 날은 모두가 퇴근하고 혼자 남아 야근을 할 때였는데 컴퓨터 종료를 안 하고 퇴근을 한 직원의 자리가 보였다. 그때 나는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고 그 내용은 나에 대한 메신저 내용이었다. 길게 말은 안 하겠다만 참으로 실망스러운 대화 내용이었다. 나는 이 직원을 부관리자로 생각을 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실망을 하게 되었다. 상처를 조금 받았지만 '관리자는 외로운 자리니까..'라고 혼자 되뇌면서 퇴근을 했던 기억이 난다.
부관리자로 있었을 때 어느 한 직원이 중간관리자인 나를 통하지 않고 팀장님에게만 퇴사를 하겠다고 면담을 진행했었다. 나에게 넌지시 얘기했던 바로는 창업에 도전하기로 해서 퇴사를 한다고 했는데 팀장님에게 전해 들은 내용은 달랐다. 부팀장님 때문에 퇴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로서는 매우 충격이었고 그 이유는 내가 무서웠던 게 이유였다고 한다. 나는 그 직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었고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다음 직원이 들어오게 되면 이러한 불상사는 안 나오게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팀장이 된 이후에는 매달 직원들과의 면담을 진행을 하기로 했다.
직원들은 면담을 하자고 하면 바로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내가 뭐 잘못했나?' , '이번 달 실적이 떨어졌나?'
당연히 한 달 업무 실적을 면담과 같이 진행하지만 이것은 일부분이었고 직원들과의 속 시원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나의 목적이었다. 나를 어렵게 생각하는 직원도 있었기 때문에 이 시간만큼은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길 바랐다. 직원들과 면담을 하다 보면 내가 놓쳤던 부분들이 굉장히 많다. 업무적인 부분에서 개선해야 할 점도 생기고 개개인적으로 못 챙겨줬던 포인트들도 생각나기도 했다. 또 나름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주는 게 우리 팀원들이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불편해하던 면담이 어느새 편하게 다가왔는지 어느 날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팀장님 이번달 면담은 언제 하나요?'
'지금 바로 미팅룸에서 봐요!'
그렇게 매달 면담을 통해 직원들과 한 발짝 가까워져 가는 걸 느끼곤 했다.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일까?
경력? 자격증? 자기소개서? 회사마다,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인간관계 즉 인성을 많이 본다.
1차 서류 합격을 통해 면접날짜를 정하려고 전화를 하면 이미 전화예절에서부터 느껴지는 게 있다. 당연히 모르는 전화번호가 걸려오면 퉁명스럽게 받을 수 있다. 가입전화인가? 광고전화인가? 그러나 이러한 전화를 받더라도 처음 인사말부터 친절함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몇몇 있기도 하다. 나는 그러면 그때부터 그 지원자를 마음속에 담아둔다. 이후 면접 날짜 시간에 미리 도착한다면? 50%는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그렇게 대면 면접을 진행하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거의 일치한다.
말투와 제스처, 이전 직장에서의 진행했던 업무 등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물어보면 퇴사했지만 사적으로도 만난다는 대답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이미 50% 먹고 들어왔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항상 면접 때 단골로 하는 멘트가 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직원들과의 관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수습기간 내에 직원들과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이나 잦은 불화가 생긴다면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까지 말하는 이유가 있다.
CS는 한 명의 직원에게 특정 고객만 인입이 되지 않고 다양하게 인입이 된다. 그 과정에서 내가 대충 처리했던 전화가 다른 직원에게 컴플레인이 돼서 인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처리한 고객이 아닌데 나에게 클레임이 돼서 들어온다면 어떻겠는가? 하필 그 직원이 나와 관계가 안 좋다면?
이 과정에서 서로가 싫어하고 물어뜯기 바쁜 동료들이라면 안 봐도 뻔하다. 나는 이런 분위기를 싫어할뿐더러 다른 직원들도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동료들 간에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렇게 나는 우리 팀만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했다.
나도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내가 팀장이 된다면 이 팀을 어떻게 이끌어갈까를 항상 고민해 왔다. 축구선수 시절 주장을 맡았을 때부터 나는 '보스가 아닌 리더가 되자'라는 마인드가 조직을 잘 이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팀원들의 말을 수긍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본인의 잘못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강하게 나갈 땐 확실히 강하게 나가야 하는 부분도 필요하지만 후에 직원에게 어떻게 대하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회사 조직에서의 리더는 처음 맡아봤기에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고 다방면으로 더욱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업무뿐만 아닌 인간관계도 힘들게 하지만 힘듦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음에 감사하게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