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더리를 공부하며 알게 된 내가 '몰랐던' 것들
월별 회고는 어떤 기준으로 하면 좋을까?
포르투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작성한 글이라 포르투에서 가장 날이 좋은 날 찍은 사진과 함께
지난 주 앤드엔 클럽에서 바운더리를 공부하며 혼자서 얼굴이 화끈거린 일이 있었다. 바로 나의 월별 회고 방식 때문이었다.
나는 매월 초가 되면 지난달의 회고를 하곤 했다. 회고는 달력을 보면서 시작한다. 빽빽하게 일정으로 가득 찬 달력을 보고 뿌듯해한 후, 그중 가장 즐거웠던 경험을 쭉 나열하곤 했다.
그러다 최근 회고를 그만두게 되었는데, 이러한 작업이 단순 기록 이상으로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 한 일을 보고 그다음 달에 무엇을 할지 계획을 적어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달이 되고, 1주일만 지나도 내가 써놓았던 계획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친구들과 바운더리를 공부하고 나니 가장 먼저 알게 된 내가 모르고 있던 사실은?
그간 나는 바운더리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나열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저 지나온 과거를 쭉 적어놓고, 다섯 줄이 넘어가면 뿌듯해했던 지난날이 떠올라 혼자서 화끈거렸다.
앤드엔 클럽 덕분에 내가 월별 회고를 해도 마음이 허무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운더리 설정을 하나도 하지 않았고 내키는 대로 계획만 잔뜩 세웠기 때문이다.
바운더리를 설정하는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향성을 잃고, 기억하지 못하며, 그것을 반복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이 조금 더 명확해졌다. 다음 달이 다가오기 전 그 달의 바운더리를 정하고, 그 달이 끝나갈 시점에는 나에게 다시 질문하는 것이다.
너는 너가 정한 바운더리를 지켰어?
차곡차곡 채운 하루하루가 내가 설정한 하나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지 살펴보아야겠다.
수업에서 배운 대로 바운더리를 설정하고 실행하다 보면, 손으로 꽉 쥐어도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허무함이 해소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가오는 11월 나는 어떤 바운더리를 설정할까?
나에게는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나의 목적은 완성도 있는 산출물을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 나의 목표는 나의 페이스대로 일을 하는 것이다. 조급함은 모든 것을 그르치니 항상 일을 할 때 나에게 물어보자.
너는 지금 조급하게 일을 하고 있니?
11월 월별 회고는 공부를 하고 새롭게 세운 기준으로 진행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