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
1화
순환보직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지 말고 일정기간 근무를 한 직원을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게 하는 제도이다. 순환보직 제도의 장단이 있겠지만 회사에선 장점을 더 크게 본다는 것이고 나 역시 한 부서에 10년 넘게 일을 하고 있어서 순환보직 대상이 되어 새로운 곳으로 출근을 하게 됐다.
아침 8시 전철 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회사원 대부분이 출근하는 시간으로 전철 안은 사람들로 빽빽하다. 사람들 사이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지만 쉽지만은 안다.
'환승역에선 사람이 좀 내리겠지'
다음 환승역까지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잠시 미룬다.
"다음 정차역은 고속터미널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빈자리가 생기면 앉거나 적어도 핸드폰은 볼 수 있는 공간은 생기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다음 정착역을 기다렸다.
'앗! 뭐야!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승객이 더 많잖아? 이럼 나가린데..'
예상과 달린 환승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타게 되고 원했던 공간은 더더욱 좁아져 콩나물시루처럼 얼굴만 앞이나 옆을 보고 서있게 됐다.
'휴~ 이 와중에 핸드폰을 보는 사람도 있고 대단하구먼.. 계속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끔찍했던 이태원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겠는데?'
앞뒤옆 밀집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며 오만가지 상상을 해본다.
'계속 밀리다 보면 의지와 상관없이 두 다리가 뜨게 될까?'
'옆에 여자가 있네. 치한으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우선 시선은 하늘을 보고. 두 손은 가슴에 놔야 하나 주머니에 놔야 하나?'
'콩나물처럼 작아졌다가 내릴 때 다시 커지면 좋겠는데..'
"다음 정거장은 반포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승객이 다 내리신 후 타시기 바랍니다."
반포에 내리는 승객이 수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내리려는 찰나 술을 많이 마신 후 중심을 잡지 못해 뒤로 넘어지는 느낌이 들더니 정말로 뒤로 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