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이전 줄거리
붐비는 지하철에서 갑자기 뒤로 넘어지다.
2화
'술도 안 마셨는데 왜 넘어진 거야?'
자세를 바로 잡고 앉은 상태로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곳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세트장 같은 곳이었고 처음 들어본 거칠고 큰 바람 소리가 들리고 세트장 가구들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낯선 상황에 당황하기보단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 노력하려는 찰나에 하늘 위를 쳐다보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믿지 못하겠지만 자세히 봐야 보일 정도로 몸이 작아져있었다.
'헐~ 뭐야! 이게 가능해? 꿈이나 영화에서 일어나 수 있는 일이 나에게 일어난 거야?'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작아졌는지 다른 사람도 아닌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답답하고 당황스러웠지만 짧은 순간 주변이 점점 어두워지는 이상함에 힘껏 밝은 곳으로 뛰어갔다.
"크우욱~"
본능적으로 죽음을 인지하고 뛴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승객이 타고 내리면서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안정적인 자리를 찾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죽을 뻔했다.
다시 전철은 출발했고 다음 정거장 도착 2분 남짓한 시간 동안 안전한 곳으로 빨리 가야만 한다. 원망과 답답함으로 지체할 시간이 없다. 우선 제일 안전한 곳은 구석진 곳이라 판단했고 그곳으로 서둘러 달려야만 했다. 가장 가까운 구석으로 가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건 장벽과 같은 신발과 바지들 뿐이었고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방향도 모르겠고 뛰어가면 그곳까지 갈 수는 있는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남은 시간은 1분 40초.
생사가 걸린 문제에서 확률이 적은 쪽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지금의 최선책은 다음역에 내리지 않을 사람을 골라 안전한 부위에 붙어있는 것이라 판단했다.
작아지기 전 서있던 위치가 전차 출입문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문은 열차가 달리는 방향의 오른쪽이다. 그럼 오른쪽이 아닌 왼쪽을 바라보는 사람을 선택하면 되고 열차의 진행 방향이 어디인지만 안다면 좌우방향까지도 알 수 있다. 우선 열차가 향하는 곳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열차가 가감속을 할 때마다 앞뒤로 흔들리고 정거장을 출발할 땐 증속 도착할 땐 감속을 해야 하니 정거장 중간지점을 지난 시점부터 감속을 하는 구간일 것이다. 첫 감속에 몸이 쏠리는 방향이 앞일 것이고 이걸 기준으로 왼쪽을 바라보는 사람 중 단단히 매달릴 수 있는 신발이나 옷깃에 매달려 있으면 된다.
"이이잉~"
서행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뒤로 기울 짐을 느꼈다. 뒤쪽 방향이 열차가 진행 방향임을 확인하고 왼쪽을 바라보는 사람들 중 낡은 운동화를 선택했다. 손으로 잡고 발을 얹어 놓기 수월할 것 같은 흠이 많이 있고 신발끈이 쭉 늘어진 게 강한 흔들림에도 잘 붙잡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열차 출입문이 닫친 후 왼쪽 방향으로 달리면 안전한 구석진 곳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 후에 다음일을 생각해 보자.'
일단 밟혀 죽지 않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고 다음 경우를 생각하기로 하고 출입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기다리고 했다.
"이번 정차역은 반포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승객이 다 내리신 후 타시기 바랍니다."
내리려는 승객들이 많아서인지 밀린 것인지 다시 자리를 잡으려는 것인지 붙잡고 있던 사람이 조금 움직였다. 강하게 잡고 있지 않았다면 놓칠 뻔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 떠올랐다. 축소된 비율만큼 힘을 배로 써야 한다는 걸 깜빡한 것이다. 순간적인 힘을 버티지 못했다면 신발에서 떨어져 나가 마치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 안에서 뛰어내릴 때와 같은 충격을 받아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다른 사람의 발에 밟혀 짜부가 될 거라 생각하니 앞으로 더 신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실제상황이고 현실인 것이었다.
"내릴게요."
"잠시만 비껴주세요."
'차량 출입문 근처에 승객이 많아 내리기 어렵나 보네. 내렸다가 다시 타면 좋겠구먼..'
혼잡한 출근 시간이어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던 순간 시야가 40도 이상 옆으로 수차례 바뀌더니 순간적 앞으로 튀어 오르는 게 아닌가
'뭐야 이 사람 내리는 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