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전 줄거리
지하철 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마지막
'정말 내리는 거야? 제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려는 준비 동작이라고 해줘'
있는 힘을 다해서 신발을 잡고 있으면서 어떤 경우가 제일 좋은 선택일지 생각에 생각을 하며 버텼다. 붙잡은 사람과 같이 내려서 지하철역 안에서 다음 방법을 찾는 게 나은건지 아니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전철 안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는 게 나은건지 빨리 결정을 해야 했다.
"잠시만요. 내릴게요"
"좀 내렸다가 다시 탑시다."
문 앞에서 버티는 사람들 때문에 조금의 시간은 벌었지만 내리는 시간은 순간일 것이다. 출근 시간 작디작은 내가 죽임을 당하는 방법 중 누군가의 발에 밟혀 찍소리도 못 내고 죽을 확률이 제일 크다고 생각했다. 출근시간까지 도착해야 하는 직장인 군단들이 걷는 폼이지만 뛰는 속도로 앞만 보고 가는데 보이지도 않는 나를 피해서 가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제한된 공간에 승객이 가득 찬 곳이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을 수밖에 없는 전철 안에 있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남아 있기로 결정했다.
붙잡은 사람이 열차에서 내리기 전에 뛰어 내려서 구석진 곳으로 안전하게 도착하면 된다. 빽빽한 사람들을 뚫고 앞으로 가야 하니 땅에 착지할 때 가속도에 의한 다칠 위험은 없지만 뛰어내릴 높이와 뒤따라오는 사람 발에 밟힐 위험이 있으니 한순간도 긴장을 놓쳐선 안된다.
'밟혀 죽든 다쳐서 죽든 결국 실수하면.. 내게 두 번의 기회는 없다.'
'미치겠구나.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야.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이제 앞이 좀 보이네. 발을 디딜 때 앞으로 뛰어내리자'
잡은 사람이 발을 바닥에 디딜 때 앞으로 뛰어내려 가속에 의한 충격을 최소화했다. 그리고는 안전한 곳을 찾아 뛰었다.
"디이잉~"
밟혀 죽지 않기 위해 앞과 위만 신경 쓰고 뛰느라 소리를 듣진 못했다. 바람이 점점 세지더니 붙잡지 않고선 날아갈 정도 엄청난 바람이 옆으로 치기 시작했다.
'이런 된장!'
반대방향의 열차가 들어오며 기압차로 인해 엄청난 바람이 문으로 들어왔고 문이 닫히면서 엄청난 강풍이 불어닥친 것이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에 결국 발이 이끌리고 내 몸은 날아갔다. 문이 닫히면 바람도 사라지니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에 손에 잡히는 어떤 것이든 잡으려 손을 휘저었을 때 어떤 사람의 신발에 걸렸다.
'후~ 된장! 쉽게 죽으란 법은 없구나..'
문이 닫히고 사람들이 안정된 틈에 어디로 숨을지 찾았다. 숨도 돌리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저기가 좋겠!'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살아야겠다는 본능으로 잘 버텼는데 잠깐 한곳에 집중한 사이에 누군가의 발에 밟혀 죽고 말았다.
죽었는데 어떻게 그때의 일을 기록할 수 있냐고?
그것보다 왜 내가 작아졌는지가 더 궁금한데 안 그런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