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by 구절초

까만 입을 벌린 아궁이

방바닥은 싸늘히 식어

등골이 오싹했던 해 저문 오후


낫 하나 들고 산으로 간 우리 엄마

청솔나무 가지 쩍쩍 잘도 찍어 냈었다


나뭇단과 둘이 씨름하다 겨우

제 가지를 잘라 낸 몸통의 도움 받아 머리에 이고

헐떡걸음 집에 오면

한 아궁이 배를 채운 굴뚝에

엄마 속 태운 시커먼 연기 피어오른다


애달은 엄마 가슴 잉걸불 되어

질화로에 담겨지고


따뜻한 방바닥에

엄마 가슴도 데워졌던 그때


저 먼 산속에

우리 엄마 아직도 낫 들고 서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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