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조 May 17. 2022

선물을 준비하면서.....

난 선물을 준비하며 나의 마음을 알아본다.

주말 동안 형님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사실은 남편도 만류했는데 왠지 모르게 좋아하실만한 것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사실 제가 형님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형님께서 먼저 저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제 남편과의 통화에서 말씀하셨지요~.

같이 듣고 있던 통화라는 것을 모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어머니께서 서울로 올라와 계신지 벌써 8달이 돼가네요~. 형님댁에요~. 결혼했을 때부터 혼자 계셨던 어머니는 저의 남편이 본인에게는 아들이자 남편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말씀하지 않아도 알게 하셨습니다. 15년이 돼가는 시간 동안 남편에게 늘 본인이 혼자 살기 어려워지면 네가 날 모셔야지 어쩌겠냐 하셨지요.

저는 착한 며느리도 아내도 아니고 사실되고 싶지 않아요. 지금도 문득문득 더없이 순진무구하신 얼굴로 저에게 모진 말을 하셨던 일들과 형님과 함께 저에게 상처를 주셨던 두 분의 시어머니들이셨는데요. 아마도 저는 천국으로 가기는 좀 어렵겠지요. 

돌아가신 저의 엄마는 시댁의 도움 없이 마지막까지 모셨다고 제 합리화를 해봅니다.


지난 어버이날에 형님댁에 가서 드립퍼만으로 드립 커피를 몇 년째 드시는 형님을 보면서 좋아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었기에 지난 주말의 형님 생일 선물로 좋아하시는 것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주부가 되면 자신에게 소비하는 것에 좀 더 의미가 있어야 소비하게 되기에, 인색해지기에, 사고 싶은 게 있어도 많이 참게 되더군요~. 형님도 그러하실 거라고 생각해서 선물로 드리고 싶었습니다. 확실히 원하는 브랜드 모델을 알려주시면 좀 더 쉬웠을 텐데 부담스러울까 봐였는지 알려주시지 않아서......

상대방의 좋아하는 취향과 생활패턴으로 고르는 선물은 하루 내내 저에게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남편은 하루 종일 내내 선물 고르는 일로 고민에 빠진 저를 이해를 못 하더군요. 저 또한 무엇이 저에게 이렇게 알아주지 않을 수고로움을 자처한 건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사실은 어머니를 모시고 계셔 주셔서 고마운 마음인 것 같습니다. 늘 남편의 책임과 의무로 되어있었지요. 막내아들과 결혼한 저는 큰 아주버님이 안 하시는 것에는 늘 관대하시면서 막내아들에게 늘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를 주시는 것이 늘 힘들었고 아직도 그러합니다.  그래도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를 모셔주셔서 생일 축하와 감사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더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지만 이번 선물도 드립 커피에 대해 알아보고 고민 끝에 형님의 생활스타일과 실용성을 고민해서 드리는 축하하는 마음 고마움을 담은 선물을 드려요~.  

축하드리고 감사합니다. 좋아하시길 바라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후루룩 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