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틀

_나는 오늘 좀 미끄러지고 싶다

by 야간비행


늦은 밤 비가 온 초등학교 운동장
아무도 젖은 운동장을 찾질 않았다.

반짝거리는 야경을 요새 삼아 정신없이 뛰다 보니

찰박찰박 흙소리가 마음에 젖어들었다.


학교 한편에 놓인 미끄럼틀이 신나게 타고 싶었으나

비를 담은 웅덩이를 바라만 보았다.

차가워질 엉덩이 따위를 걱정하면서

이 순간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다.


오늘도 무사히

안녕히

평안히

감사합니다.


내일은 미끄럼틀을 타러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