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네일의 비밀
AI가 전 분야를 파고들면서 우리의 역할을 대신하고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나요? 높은 수준의 AI 역량을 갖춰 AI 전문가가 되어야 할까요. 아니면 로봇이 따라잡기 어려운 인간의 손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을 탐색해야 할까요.
머리가 복잡한데 잠시 상상해 보겠습니다.
AI가 대충화된 지 10년이 지난 2036년입니다.
예전처럼 출근 전쟁을 치르는 풍경은 사라졌습니다. AI 자동화와 로봇이 일자리의 60% 이상을 대체했기 때문입니다. 도로 위에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찾아보기 어렵고, 소형 배달 로봇들이 인도 위를 돌아다니며 택배를 운반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도 잘 안 들고 다녀요. 스마트 안경이 더 익숙해졌거든요. 회사에서의 업무는 단순합니다. AI의 제안에 동의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뿐입니다. 집에 돌아오면 집안일은 끝나 있습니다. 로봇이 대신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습관처럼 소셜 미디어를 열면 눈길을 사로잡는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대부분이 AI 생성 콘텐츠입니다. 하루는 편리하게 흘러갑니다. 그런데 잠들기 전 어딘가 허함과 무료함이 느껴집니다.
모든 것이 효율적이고 완벽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사람의 온기를 찾기 시작합니다.
퀄리티보다 중요한 건 AI가 만들었는지, 사람이 만들었는지가 됩니다.
효율이 극대화될수록 오히려 비효율적인 경험을 찾게 됩니다.
로봇이 응대하는 것보다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 있는 곳이 프리미엄 서비스의 기준이 됩니다.
돌봄 로봇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사회성 저하와 정서적 고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인간 고유의 능력이 재평가됩니다.
하드웨어 자원과 전력 소모와 같은 문제는 무시하고 극단적으로 상상해 봤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해답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흐릿한 미래 속에서 "기술력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오히려 기술로 채울 수 없는 것들의 가치가 더 선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와 재고 관리, 직원 교육 등 고객 편의와 운영 효율을 위해 상당 부분을 디지털화해왔습니다. 그러나 실적 부진은 계속됐습니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가 다시 고객 경험과 매장 운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새로 취임한 브라이언 니콜 CEO는 "효율성과 기술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경험, 고객, 연결이라는 핵심을 잃었다"고 말하며 'Back to Starbucks'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모든 고객에게 인사하는 것, 고객과의 눈 맞춤 응대 강화, 컵에 손글씨 메시지 작성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점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여전히 AI를 비롯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합니다. 그 기술은 경험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앞으로 "AI 도움 없이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셀링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AI를 쓸 수 있는 세상에서는 역설적으로 AI를 쓰지 않는 것이 더 희소하고 가치 있어집니다. AI가 빠르게 뽑아내는 결과물 사이에서 사람이 고민하고 수정한 과정이 담긴 작업물에 소비자들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입니다.
AI가 품질과 감성까지 따라잡으면서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하기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결과물보다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를 따지며 소비하게 됩니다. 고퀄리티 생성형 이미지가 넘쳐날수록 오히려 수작업한 그림을 찾기 시작하는 것처럼요.
Human made is about to be a flex
맥도날드 네덜란드가 AI를 활용해 제작한 크리스마스 광고가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공개 3일 만에 삭제되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AI로 제작한 광고로 비판받는 분위기 속에서 포르쉐는 지난 홀리데이 광고에 대해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제작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를 공개했습니다. AI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이 화제가 됐고, 'AI 슬롭'이 만연한 세상에서 사람이 만든 것이 오히려 프리미엄이 될 것이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orsche/p/DSiHlxUDOEg/?img_index=3
개인적으로 예전에 배달의민족이 캐릭터를 수작업으로 만든다는 걸 알고 나서 괜히 앱과 UI가 다르게 보였던 적이 있습니다. 정감도 가는 것 같았고요. 하지만 현재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으로 '배민이' 캐릭터와 이전의 스타일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배민의 차별화된 감성을 좋아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누군가는 AI의 끝이 '피지컬 AI'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아날로그'라고 말합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디선가는 '휴먼 메이드'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또 다른 곳에서는 실제보다 AI 역할을 부풀려 마케팅하는 'AI 워싱'이 일어납니다. AI를 쓰지 않은 것이 프리미엄이 되는 동시에, AI를 쓴 척하는 것도 마케팅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 배경에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선 기업 간의 치열한 패권 경쟁과 이윤 추구가 있습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고 그 흐름에서 벗어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며 달려갈 때일수록 이면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파도에 올라타는 것과 파도에 휩쓸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나만의 생각과 관점을 바탕으로 가치를 탐색하는 것, 또 새로운 비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은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입니다.
과거에 왼쪽은 모델링, 질감, 빛과 같은 것을 하나씩 만져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딸깍'이라고 하죠, 프롬프트에 입력하면 다 갖춰진 결과물이 나옵니다. 반면 오른쪽 이미지는 종이에 펜으로 그리고, 카메라로 찍고, 다시 디지털 환경으로 가져오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보기엔 허접해 보여도 만드는 수고는 훨씬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방식을 택한 건 차별성을 가져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솔직한 이유가 있습니다. AI도 어느 수준까지는 금방 나오지만 디테일과 일관성을 잡으려는 순간부터는 고난이 시작됩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썼을 때 회의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반면 펜을 잡고 그렸을 때 의도한 대로 표현되는 것에서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림 실력이 완전 꽝이지만, 제 공간에서만큼은 마음대로 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귀찮아서 언제까지 이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려고 합니다.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zdqzgnleyeo
https://www.eb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6910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6/01/02/L64N6YY6Z5GE7BUMYJG7S234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