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정말 나는 왜 그림을 그릴까?
나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지는 질문이다. 예술가, 창작자, 화가라는 타이틀?
내가 드러내 놓고 말하기 부끄러운……
그렇다면 나는 세속적인 인정을 얻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100% 아니라고 말할 순 없다.
인정받고 싶은 세속적인 욕망이 내 안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내 안에는 그보다 더 강력하고 선명한, 나를 움직이게 하는 수많은 욕망들이 존재한다.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
사실 아무 이유가 없다. 그냥 그린다.
물론 그림이 나에게 주는 보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선과 색, 형태를 마주했을 때, 심장이 간질거리는 기쁨, 순간적인 환희가 찾아온다. 환희라고 하기엔 너무 소박한 기쁨이긴 하지만
나는 때로 이 즐거움을 오래 간직하게 위해서 붓을 내려놓고 한동안 그 느낌을 즐기기도 한다.
일상에서 맛볼 수 없는 설명하기 어려운 나만의 행복.
하지만 이런 시간은 짧고 순간적이다.
그보다 더 많은 시간들이 실패, 좌절, 상실감으로 채워진다.
그림을 그리며 마주하는 나의 한계는
그 어떤 보상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모 르 겠 다.
그냥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
그 모든 좌절과 한계 속에서도 나는 편안하다,
그리는 행위를 멈추면 끝없는 심연 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은 불안함이 찾아온다.
내 마음을 평온을 위해,
나는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