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다. 초등학교 교사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나는 그림을 그린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몇 년 전, 아트페어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부랴부랴 전시장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소속 갤러리의 관장님이 다소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까 어떤 부부가 선생님 그림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면서 구입하려고 했어요.
근데 어디서 일하시냐고 묻기에 ‘초등학교’라고 했더니, 그 순간 바로 마음을 접더군요."
나는 조용히 웃었다. 어쩌면 한두 번쯤은 예상했었던 반응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자리가 어디쯤인가를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비슷한 일은 종종 있다
전시 준비로 액자를 맞추러 갔을 때였다.
"어디서 미술 가르치세요?"
"학교에 있어요."
그 말 한마디에, 상대는 당연하다는 듯 나를 '미대 교수님'으로 단정 지었다.
잡지사에서 연락이 올 때도 당연하다는 듯이 “교수님~” 하고 서두를 시작 한다
나는 그때마다 조용히 정정한다.
“아니요, 저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마음 한편이 편치만은 않다 그리고 그 아주 잠깐의 불편함이 다시 나를 흔든다. 나는 초등학교 교사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그런데 왜 나는 불편해질까?
사실 나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 순간 스스로 위축되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지금 내가 있는 현재의 자리에서 온전히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그러나 나는 기대한다.
이 불편함이, 또 다른 완성에 다다르는 길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