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색, 나로 향하는 여정

by 최옥선

처음, 자연에서 그림을 시작했다.

산과 바위, 나무, 바다가 조용히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야외스케치를 갈 때면, 소풍 가는 아이 마냥 설레기까지 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림은,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변해갔다.

자연을 비틀고, 선과 색을 변형하기 시작했다.

자연 그대로에서 벗어나,


내 안의 자아가 꿈틀거리며, 그림 속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즈음,

우리 민화에 대한 관심도 더해졌다.

투박하고 자유로운 표현,

대담하고 선명한 색채,

무엇보다 민중과 함께 하며, 제도권 밖이라는 그 위치가 나와 맞닿아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온전한 나의 것으로 녹여내고 싶었다.


어느새

내 그림은 자연이 아닌 오롯이 나로 향하고 있었다.

나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숨어 있던 나와 마주해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그림으로 말한다.


이 공간에서

당신도 함께 머물며 서로의 내면을 나누길 바란다.


감시자들 2023년 Oil on Canvas 72.7*90.9cm

곳곳에서 나를 지켜보는 수많은 시선들, 방향도 주체도 알 수 없는 관찰과 기대, 감시가 혼재하는 이목들.

나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가 삼키고 있는 것들 2023년 Oil on Canvas 72.7*90.9cm

끝없는 욕망, 수많은 정보들, 그리고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탐욕의 형상.

커져가는 욕망을 감당하기엔 너무 나약한 인간.


소멸하는 날개 2023년 Oil on Canvas 72.7*90.9cm

불필요한 정보, 행동은 없는 생각만으로 비대해진 머리, 날개는 빈약하고 꺾여 무력하다.

원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삶의 목표. 비상을 꿈꾸지만 제자리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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