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나의 소비패턴
소비 성향은 타고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똑같은 용돈을 받아도 나는 어떻게든 빨리 쓰려고 달려드는(?) 타입이었고 동생은 그걸 그냥 가지고 있는 게 좋았단다.
저녁 식사 후 엄마 아빠가 장난으로 "오늘은 너희가 한 번 쏴~"라고 하면 냉큼 알겠다고 하는 나와는 달리 동생은 아무 말 않고 눈치만 보았다. 아이스크림은 먹고 싶은데 자기 돈 쓰는 건 아깝고. 처음엔 우리들 반응이 궁금해서 말을 꺼냈던 엄마가 이대론 막내가 꼬마 스크루지가 될까 싶었나 보다. 돈은 움켜쥐고 있는 게 아니라 쓸 줄도 알아야 하고, 베풀어야 돌아오는 법이라고 가르쳐주셨다.
그렇게 어거지로 간 슈퍼에서 동생은 예상 밖의 행복을 얻었다. 우리는 아직 돈의 단위까지는 제대로 몰랐던 나이였고 그저 많이 있으면 더 좋은 건 줄 알았다. 자기는 분명 한 장을 주었는데 돌아오는 건 여러 장의 지폐와 동전이니 이게 무슨 횡재인가. 거스름돈을 양손 가득 받아들고 행복해하던 그 표정을 엄마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엄마의 경제 교육 덕분일까? 어쨌든 지금은 규모 있게 쓰고 기분 좋게 베풀 줄도 아는 어른이 되었으니 꽤 성공적인 육아였던 것 같다. (반면 나는 좀 덜 쓰는 교육을 받았어야 했다.)
어제부터 첫 직장에 출근한 동생. 이제는 직장인으로 알바비가 아닌 제대로 된 월급을 받아오게 생겼다. 응원한다 동생아. 올 때 아이스크림 좀 사와라!
instagram: reun_da (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