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88

by 권태윤

영이별 -


국수 사먹고 파마도 하는 날

구부정한 허리 남편 손 잡고

시골장터 가시는 날이면

동동구리무 엷게 바르고

뽀얗게 분바른 수줍은 미소로

경운기 오르시던 장모님


추적추적 비 오는 시월 마지막 날

화장터로 흔들흔들 들려 가시더니

한시간 반이 넘도록 뭐하시다가

바르다 만 뽀얀 분가루 한웅큼만 남기고

어디로 폴폴 날아가셨나


술냄새 진동하는 장인어른

논둑길 비틀비틀 혼자 외로이

누굴 자꾸 부르시나

날은 어둡고 바람 찬데

빈집엔 여전히 불빛 하나 없구나


아, 적막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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