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별 -
국수 사먹고 파마도 하는 날
구부정한 허리 남편 손 잡고
시골장터 가시는 날이면
동동구리무 엷게 바르고
뽀얗게 분바른 수줍은 미소로
경운기 오르시던 장모님
추적추적 비 오는 시월 마지막 날
화장터로 흔들흔들 들려 가시더니
한시간 반이 넘도록 뭐하시다가
바르다 만 뽀얀 분가루 한웅큼만 남기고
어디로 폴폴 날아가셨나
술냄새 진동하는 장인어른
논둑길 비틀비틀 혼자 외로이
누굴 자꾸 부르시나
날은 어둡고 바람 찬데
빈집엔 여전히 불빛 하나 없구나
아, 적막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