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120

by 권태윤

그날 -


아버지 돌아가신 날

배고파 우는 소를 위해

꼴을 베러 갔었지


분홍빛 복숭아 탐스럽게 열리고

여린 밤톨들이 가득 매달려 있었지


풀 뜯는 아기염소 곁에 누워

짭짤하던 그 이름모를 풀

나도 엉엉 뜯었지


지게 지고 논두렁 걸어오는데

아버지 담배연기처럼

아지랑이 어질어질 하였지


열다섯 내 검정고무신

그날따라 어찌나 미끄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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