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
헝가리 유람선 안전합니까?
난 패키지여행을 주로 다니는 편이다. 그 이유는 비행기 가격으로 먹여주고 재위 주고 힘들지 않게 유명한 관광지를 데려다주고 코스를 힘들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나처럼 극 P성향이 여행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기에 휴가 전 급히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가성비 좋은 패키지상품은 몇 가지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 가지는 자발적이지 않은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는 거, 사고 싶지 않아도 쇼핑에 참여해야 한다는 거... 이번 겨울 튀르키예여행에서 가이드에게 패키지 여행의 가격의 진실에 대해 듣게 되었다. 여행사는 모객을 위해 정말 불가사의한 가격의 여행상품을 만들고 그러기 위해서 그 나라 로컬여행사는 마진 0을 감당하더라도 자신의 여행사를 선택해 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 대가는 고객에게 보내져 고객에게 옵션과 쇼핑을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밖에 없다.
서론이 길었다. 내가 만난 가이드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연결해 주는가?
여행하면서 만난 가이드 중 몇 명은 자신은 그런 짓은 안 한다 하며 은근히 옵션을 끼워 넣는 경우가 있다. 여행후기에도 못 올린 여행의 불편한 진실을 털어놓으려 한다.
동유럽여행 때였다. 중년 남성 가이드는 자신은 옵션을 강요하는 양심 없는 짓은 안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이드는 몇 개의 옵션이 현지 사정으로 취소되자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
그 상품은 헝가리 유람선투어였다. 불과 몇 년 전 한국여행사에서 헝가리여행을 갔다가 거대 크루즈에 깔려 참사를 당한 유람선 상품이었다. 가이드는 야경투어에 그 상품만 한 것이 없다고 설명하고 그 상품에 모두 참며 하길 유도했다. 한 승객이
"위험하지 않나요?"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자
"위험하다 생각하면 안하시면 됩니다"
라고 차갑게 대답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또 다른 게스트가 나와서 마이크를 잡았다.
"제가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얼마전 헝가리에 출장을 와서 유람선을 탔는데..괜찮다. 안전하다 라는 말을 했다. 순간 차가운 목소리의 가이드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가이드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감사합니다. 제가 나중에 술한잔 사겠습니다."
얼마나 절실한 대답이었을까? 위험을 말했던 게스트는 눈에 가시처럼 얼마나 거슬렸을까?게스트 모두는 찝찝해도 그 변경된 옵션에 동참할 수 밖에 없었다. 안그러면 여행 초반부터 가이드에게 밉보여 방배정등 여러가지면에서 불합리한 대접을 감당해야한다. 그리고 여행내내 만나야 하는 가이드와 불편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가이드는 헝가리유람선 투어와 몇가지 변경된 코스에 대해 고객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아내고 말았다.
헝가리유람선 투어는 어땠는가?
마음 졸이며 걱정하며 참가한 유람선 투어는 다행히 아무 사고 없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3대 야경으로 뽑힐만하다 생각될 정도로 풍경도 아름다웠다. 따로 옵션비를 냈는지는 기억나지않는다.
가이드도 덕분에 밤에 헝가리시내를 돌아다녀야하는 수고도 덜은셈이다.
하지만 유람선 여행중 느낀 두려움과 불안한 기분은 생각하고 싶지않다. 왜 하고 싶지않은 옵션을 선택 해야하는가? 정말 안하고 싶으면 안할 수 있는 선택이었나?
여행내내 아는것이 없는지 말하고 싶지 않은지 말수가 없던 가이드. 한번 만나고 다시 만날 가능성은 없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않은 가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