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명한 곳은 가지 않겠다
언젠가 딸이 김천의 김밥축제 이야기를 했다. 작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대박이 나서 우리 딸이 올해 한번은 가고 싶다고 했다.
사실 우리딸과 나의 김밥 사랑은 남다른다. 난 항상 김밥 재료를 상비 재료로 냉장고에 쟁여놓고 밥 먹듯이 김밥을 싸먹는다. 딸이 집에 오랜만에 와서 찾는 메뉴도 김밥이다.
딸과 난 24,25일중 하루 김밥축제를 가겠다고 약속했다. 옆에서 이얘기를 듣던 남편이 웃음을 터뜨린다. 김천은 사실 우리 시댁고향인데...
성묘나 행사로 김천 가자고 하면 이핑계 저핑계로 안갈 이유를 찾기 일쑤였다. 그런데 고작 김밥축제때문에 김천을 자진해서 간다니 웃길수밖에..게다가 김천에서 김밥축제하는 이유가 김천은 김밥천국의 줄임말 이미지 때문이라니 더 설득력이 없어서 어이없이 웃는다.
하지만, 김밥축제에 우리딸은 가지 못했다. 남편도 가지 않았다. 우리딸은 감기를 핑계로 남편과는 며칠동안 싸워서 말도 꺼내지못했다.
나는 어찌할것인가? 난 김밥축제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계속 가기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의 사정과 상황에 따라 나의 계획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내가 사는곳은 기차 편이 많은 편이라 김천에 가는 것은 성공했다,
그런데 내려서가 문제였다. 나처럼 김밥 좋아하는 김밥 매니아들은 김천에 모여들었고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인파의 줄이 길었다.
.작년에 첫번째 김밥축제임에도 예상밖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올해는 주차, 셔틀버스 등 준비를 많이 했다는데... 행사장까지 가는 교통편은 턱없이 부족했다.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온건가? 사람들은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사람은 많은데 15분에 한번씩 15인승버스라니...안내를 맡은 진행 요원도 진땀나기는 마찬가지.
왜 행사를 이렇게 합니까?
직선적인 경상도 사투리가 들린다.
작은 도시라 이런 큰 행사를 해본적이 없어서 그럽니다.
옆 버스정류장에서 11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고했다. 난 버스를 선택하기로 했다. 앉아서 편하게 가진 못했지만 가까스로 행사장인 직지사에 도착했다. 날씨도. 좋고 가는 길 풍경도 좋았지만 올라가는 인파가 만만치않다. 긴 줄이 예상된다.
첫번째구역에 들어서자 마자 김밥을 기다리는 줄이 끝도 없다. 김밥 부스를 살펴보며 올라가며 난 김밥먹기를 포기하기로 했다. 제일 끝 떡볶이 줄이 그나마 짧아서 기다릴만하다. 그곳에 도전...
잠깐의 기다림끝에 떡볶이를 받아들였다. 받아서 난 손에 국물을 흘리고 말았다. 봉지를 달라고 하니 어떤 손님이 비닐째 국물이 쏟아져서 크게 항의했다고 했다. 난 사정해서 겨우 비닐 안에 떡볶이 접시를 넣은후 이동을 했다. 어수선하고 힘들게 도착해서 먹은것이 김밥도 아니고 떡볶이였지만 맛은 괜찮았다. 알고보니 내가 김밥 사기를 포기한 곳은 국내 김밥존이었고 그 위로 올라가니 전국 김밥존이 있었다. 좀더 올라와서 김밥을 살걸 그랬다. 난 여기서 유부김밥을 또 사서 먹었다.정확히 말하면 이것도 김밥은 아니다.떡볶이로 이미 배가 부른 나는 김밥을 위해 더 이상 줄서고 싶지 않았다.
김치유부밥 참치유부밥을 시켰는데..어이없이 김치랑 계란유부밥이 나왔다. 다시 가서 바꾸기가 귀찮아서 그냥 먹기로했다. 결국 난 김밥 축제에 와서 김밥을 먹지 못하고 다른것으로 배를 채우고 가게 되었다.
직지사는 원래 큰절이었는지..아님 나중에 커진 것인지 행사를 치를만큼 큰 곳이었다. 경치도 가을이 무르익어갈만큼 멋지고 아름다웠다. 김밥만 사면 잔디밭에서 소풍 온 기분을느낄 만큼 괜찮았다. 김밥축제할만하다 생각하지만 많은 인파가 피로감을 준다.
작년 단풍철 남이섬에 갔다가 외국인과 한국인파에 남이섬에 갇힐뻔한(?)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는 사람 많은 축제에는 안 가리라 다짐한다. 하지만...단풍이쁜 계절에 어디든 다녀와야 하는 나의 가을 갈증이 조금은 해소되었다. 가을만 되면 어디든 가야하는 바람병은 어쪌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