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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새 Mar 13. 2022

안녕하세요.

작은새입니다.

안녕하세요, 작은새입니다.     


저는 18년도 2월에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당시 돈을 벌고 싶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한국에서 무료하게 지내자니 어려웠습니다. 외국에 있으면 무료해도 뭔가 얻어오지 않을까 했습니다. 수중에 있던 돈을 쥐고 18년 10월 초, 콜롬비아로 떠났습니다. 계획 없이 시작했던 여행은 8개월을 하게 되었고, 19년 중순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1년이 지나면, 나에게 그 여행들이 어떻게 남아있는지를 차근차근 글로 돌아보고자 다짐했었습니다만, 왜인지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22년에서야 펜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그때의 일들을 글로 쓸 생각입니다. 하지만 다른 여행기들과는 좀 다르게 써질 것 같습니다. 보통의 여행기는 여행을 기억합니다. 어디에 갔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사실들을 시간 순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몇 주 간 글을 써보니 제 여행기는 제 기억들이 발화하기 위해서 써지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 갔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만큼이나 제게 중요한 것은 제 기억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게 무슨 차이냐고요? 이를 테면 이런 겁니다. 여행에 가서 인상적인 패스트푸드점 점원을 만났다고 가정해봅시다. 보통의 여행기에서는 점원을 만난 날, 점원의 인상착의, 점원과 있었던 일, 점원을 보고 든 생각을 적습니다. 하지만 제 여행기에서는 때때로 제가 아니라 그녀가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녀가 발화하고 저는 그 이야기에 엑스트라로 등장합니다. 그녀를 둘러싼 맥락들은 제가 외국에서 들은 것들,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 된 것들, 그런 것들입니다. 제 기억이 말하고 싶은 방식과 가장 유사하게 글을 써주고 싶기 때문에 그렇게 씁니다.     


그렇게 쓰다 보니 어떤 기억들은 희곡처럼 쓰여지기도 했고, 일기를 그대로 필사한 것도 있습니다. 어떤 에피소드는 보통의 여행기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소설처럼 쓰인 것도 있습니다. 어제는 노래 가사를 듣다가, 이렇게 쓰고 싶은 이야기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작은새의 여행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간혹 갑작스레 여행기 앞부분 에피소드들이 뒤늦게 글로 써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시간 순서대로 모든 글감을 차례대로 쓰려고 노력했는데, 여전히 써지지 않는, 그렇지만 쓰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걸 억지로 쓰기보다는 어떻게 써야할지 떠오르는 것들을 먼저 쓰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게 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쓸 수 있는 것들부터 써나가려고 합니다. ‘간혹’ 2달 전에 쓰던 지역 여행이야기가 갑자기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제서야 써진 것이지요. 그 ‘간혹’이 ‘자주’가 되어 여행기가 혼란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건 제 뜻과는 거리가 있는 바람이겠지요. 제 여행기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억들이 발화하기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니까요. 그 때문에 혹여나 혼란해진다면, 중간중간 제가 직접 등장해 당시 일정이나 몇 가지 내용들을 덧붙여 혼란을 해결해보겠습니다.     


하여, 우선은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부터 이야기가 출발합니다. 여러 분들이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 기억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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