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중심 사회와 갈등

by 드타

정답이 아닌 삶은 실패로 간주되는 분위기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정답’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왜일까? 과거, 이 나라가 극심한 가난을 이겨내고 선진국의 문턱을 넘긴 순간이 있었다. 그 시대를 살아온, 점점 늙어가는 세대에게는 분명한 정답이 있었다. ‘눈앞의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는 것.’ 그게 잘 사는 길이었고, 곧 성공의 방식이었다.


이런 삶의 공식을 바탕으로 지금의 젊은 세대가 자라났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들이 경험한 성공 공식을 그대로 자녀에게 전달했다. 그 마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공식은 너무도 오랫동안, 너무도 확고하게 '정답'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 결과, 이 사회에서는 그 길에서 벗어나는 삶은 ‘실패’로 간주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사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무수히 많은 방식이 존재하고, 저마다의 길이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자란 우리는, 하나의 길만이 정답이라 믿도록 교육받았다. 교육은 다양성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를 빨리 파악하고, 그 길을 잘 따라가면 칭찬받는 구조였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정답을 좇았다. 그것이 곧 생존의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흐름 속에 있었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는 친구들과 뛰어놀았지만,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삶은 달라졌다. 공부가 전부였다. 과거엔 형편이 되는 집안만 자녀를 공부시켰고, 그 안에서도 장남이나 가능성 있는 자녀에게 집중했다. 그런 식으로 가족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든 부모가 모든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고, 모두가 입시와 경쟁에 뛰어들었다. 압박감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정신력과 집념으로 무장한 일부는 실제로 성공 신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매체에서 조명하는 건 언제나 그 소수의 이야기다. 그들의 서사는 사람들을 자극하고 매료시킨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모들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라는 루트를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성공 방식으로 여긴다. 그 방식 외에는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그 길은 사회에 진입하기 위한 통행료처럼 굳어졌다.


그 통행료를 지불하고 나면 어떤가? 좋은 직장을 얻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가족들에게도 자랑이 된다.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말해준다. 그런데 막상 그 길 끝에 도달한 이들 중에는 허무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목표는 이뤘지만, 그 다음 삶에 대한 방향이 없다. 그 길이 애초에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성공이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니다. 문제는 그 길만이 정답인 것처럼 모두를 몰아세우는 구조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직 하나의 기준만을 강요하는 교육 체계와 사회 분위기.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제 묻고 싶다. 우리는 언제부터 ‘다르게 사는 삶’을 실패로 간주하게 되었을까? 그 기준은 정말 옳은 걸까? 앞으로도 우리는, 정답만을 좇는 이 좁은 길에서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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