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데도 계속 먹는 사람들

by 드타

배가 고파서 먹은 게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새 배가 불렀는데도, 계속 손이 간다.

그리고 나중엔 후회가 밀려온다.


이건 단순한 식탐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음식 과잉의 시대 네 끼, 다섯 끼, 야식


한때 ‘삼시 세끼’는 생존을 위한 기본 단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준이 모호해졌다.

아침엔 편의점 샌드위치,

점심은 직장 동료들과 한식,

오후엔 카페에서 디저트,

저녁엔 회식,

그리고 새벽엔 야식까지.


현대인의 식사는 시간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뤄진다.

‘먹을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면

우리는 너무 쉽게 먹게 된다.


문제는 더 이상 배고픔이 기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눈앞에 있으니까,

습관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그렇게 우리는 하루에도 수차례 배가 부른 상태에서 또 먹는다.


물리적 포만과 심리적 허기


우리 몸은 배가 부르면 레플린(lepti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그만 먹어도 돼”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이 생리적 신호가 아무리 작동해도,

마음이 배고프면 우리는 멈추지 못한다.

바로 ‘심리적 허기’ 때문이다.


이 허기는 외로움, 스트레스, 지루함, 공허함처럼

형체가 없지만 강한 감정들로부터 온다.


물리적으로는 포만감을 가지지만,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결핍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입’은 멈췄지만, ‘뇌’는 계속 먹고 싶어하는 아이러니한 상태에 빠진다.


‘먹는 행위’로 감정을 덮는 심리 메커니즘


왜 사람들은 감정이 흔들릴 때 음식을 찾을까?

그건 ‘먹는 행위’ 자체가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씹는 행위는 일시적으로 긴장을 완화하고,

입안 가득히 퍼지는 맛은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음식은 빠르고 즉각적인 감정적 피난처다.


특히나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지 않거나,

혼자 감정을 처리하는 데 익숙한 사람일수록

‘먹는다’는 행동으로 그 감정을 억제하고 해소하려 한다.


하지만 감정은 음식으로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될수록

먹는 행동은 ‘감정 회피의 루틴’이 되고,

결국 몸과 마음 모두에게 피로를 남긴다.


진짜 허기는 무엇인가?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는다는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 배고프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중요한 건,

자신에게 물어보는 일이다.


나는 지금, 뭘 채우고 싶은 걸까?

정말 음식이 필요한 걸까, 아니면 그냥 외로워서 그런 걸까?


이 단순한 질문이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과식 루틴을 멈추게 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


먹는 것은 삶의 중요한 즐거움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이 감정의 탈출구로만 쓰일 때,

우리는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배보다 마음의 상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진짜 허기는, 입이 아니라 마음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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