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 나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는 지금까지 세뇌당한 채 살아온 건 아닐까?
법, 규칙, 사회적 통념.
그리고 “이때는 이걸 해야 해”라는 말들.
그 모든 것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한 번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최근에 진격의 거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다.
거대한 벽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정해진 틀 속에 갇힌 삶.
그 설정이 이상하리만큼 익숙하게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학창 시절엔 공부를,
그다음엔 대학과 취업을,
무난하고 안정적인 삶을 따라가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진다.
그 길에서 벗어나면 불안이 따라붙고,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은 종종 ‘왜?’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런데, 기준이라는 건 정말 절대적인 걸까?
예전에는 동성동본, 즉 성과 본이 같으면
혼인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게 법이었고, 모두가 당연히 여겼다.
하지만 1997년,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했고
지금은 누구도 그런 이유로 결혼을 막지 않는다.
그걸 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도
시간이 흐르면 바뀌고, 무너지기도 한다는 걸.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따르고 있는 기준들도
과연 꼭 옳다고만 할 수 있을까?
나는 여러 번 실패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이건 나랑 안 맞는 길이구나’를 배웠고,
조금씩 내가 원하는 방향이 어떤 건지 알게 됐다.
아직도 그 길은 확실하지 않다.
불안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지금 이 방향이 나한테는 맞는 것 같다’는
작은 확신이 생겼고,
그게 나를 계속 걷게 만든다.
이런 생각을 이렇게 정리해서 써봤지만,
나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하나다.
우리가 ‘정답’이라고 믿고 있는 많은 것들,
그중 일부는 정말 아닌 걸 수도 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겐 공감이 될 수도,
또 누군가에겐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괜찮다.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