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남는 것』

휴가 복귀

by 이찬우

휴가 복귀날 아침이 밝았다. 안개가 가득 낀 탓에, 밝았다는 표현보다는 찾아왔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휴가 나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생활 습관이 바뀌었는지, 부랴부랴 씻고 짐을 챙기느라 시간이 촉박했다. 나는 부대 가서 쓸 짐들을 찾느라 자취할 적에 쓰던 물건을 모아놓은 창고에 가야 했고, 이 때문에 시간은 더욱 나를 재촉했다. 상주에 있으면서 할아버지 산소에 들리지 못한 것이 자꾸 마음에 걸려서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들리려 했건만, 어제 작심한 나는 오늘 아침 게으름에 일찍이 잡아먹혔는지 열차를 놓칠 것 같다는 핑계로 다른 곳에 걸음을 두었다. 아빠와 누나는 내가 눈 떴을 때부터 보이지 않길래 둘 다 일 나갔나보다 생각했고, 인사 한번 하지 못하고 헤어지는 게 아쉽고 마음이 찝찝했다. 정신없이 준비를 마치고 할머니께 인사드린 후 엄마 차를 타고 역으로 갔다. 내 조급한 마음을 알 리 없는 5톤 트럭을 추월하고, 출발 시간 10분을 남긴 채 역에 도착했다.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역안에 들어와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나니 열차가 도착했다. 좌석을 찾고 자리에 앉자마자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 산소 벌초하고 있었는데 인사도 없이 갔냐고, 아들 또 언제 볼지 모르는데 복귀 날 얼굴도 못 보고 보내서 속상하다는 것이었다. 순간 머리가 멍했다. 내가 조금만 서둘렀다면. 잠을 조금 줄이고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할아버지께도 인사드리고 아빠와도 인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자책과 함께 아쉬운 마음이 커서 후회가 남았다. 왜 항상 우리에겐 아쉬움이 남는 걸까. 욕심이 있기에 아쉬움이 남는 걸까. 냉정하게 보면 아쉬움은 내가 자처한 결과이지만, 스스로 자처했다고 하기엔 예측하기 힘든 일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우리는 또 후회하고 한탄한다. 그렇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것이 아쉬움이라는 감정이기에. 아쉬움은 복잡한 감정이다. 우릴 더 애틋하게 만들고, 더 사랑하게 만든다. 어쩌면 사랑이란 감정의 어머니가 아쉬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움 없이는 사랑하기 힘들다. 휴가 복귀하기 싫다는 말을 참 장황하게도 쓴 것 같은데, 내게 아쉬움이 남는 사람이 많은 만큼 나도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사람이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