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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 교통사고 1

아들의 두 다리가 부서졌다!!

by 산소같은 여자

앰뷸런스에서 내리는 아들을 의연하게 바라봤다.

" Dan, 엄마야 괜찮니?"

" 엄마 미안해, 미안해" 창백한 얼굴로 나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한다.

응급실에서 당직 의사를 기다리며 단이 다리를 살펴보는데 양다리가 거무스름하다.

"Dan! 어디가 아파?, 왼쪽 다리?"

"아니야, 양쪽 다리 다 아파"

아이가 눈을 찡그리며 대답한다. 아! 왜 한쪽 다리만 응급처치를 하고 왔는지 의아하다

"선생님, 양쪽 다리가 아프대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단이 상태를 제일 처음 살펴보는 젊은 의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갑자기 의사가 하는 히브리어가 이해가 되고 나도 히브리어로 말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궁지속에서 일어나는 기적 같았다.

아이는 양쪽 다리뼈가 모두 무릎 밑으로 부러졌다.

상태를 확인하러 CT를 찍으려고 다리를 움직여야 하는데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며 반은 뒤로 넘어간다.

CT실로 내가 보호자로 들어와서 다행이다. 남편은 이 광란의 소란함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 손을 꼭 잡고 속삭였다.

"Dan, 조금만 참아, 금방 끝날 거야, 엄마가 약속해, 조금 있으면 다 끝나.."

까무러치듯 괴로워하는 아이를 붙잡고 자세한 골절을 확인하려고 100여 장의 엑스레이를 찍었다.

결국 아이는 전신 마취를 한 상태에서 양다리 허벅지까지 깁스를 했다.

왼쪽 다리는 깁스가 무언가 잘못돼서 다음날 아침 다시 풀고 새롭게 깁스를 해야 했다. 또 한 번 광란의 아침이 되었다. 마취 없이 처절하게 아이가 울부짖는 상황으로 새 깁스를 하는데 남편은 결국 소리를 지르고 병실을 뛰어나갔다.

아이가 정상을 되찾는데 정확히 1년이 걸렸다.


양쪽 통깁스 후, 오른쪽은 3개월 후에 풀었다. 왼쪽 다리는 4개월 후에 풀었다. 다시 걸음마부터 시작한 재활 훈련과 물리치료가 7개월 정도 걸렸다.


단이의 학교는 단이의 원활한 등교를 위해 단이 반을 2층에서 단이 반만 1층으로 옮겨 주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단이 간병을 하던 남편은 스트레스로 병이 찾아왔다.


신기하게도 단이가 오른쪽 다리 깁스를 풀던 날 같은 병원 수술실에서 장꼬임 풀기 수술을 했다.

한 달 뒤 왼쪽 다리 깁스를 풀던 날엔 장막힘 수술을 했다.


바다처럼 강한 바다 사나이였지만 아이의 고통을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난 생각한다. 어머니는 쪼금 아버지 보다 본능적으로 강한 것이 있다.

동의하시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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