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는 유대교, 기독교, 천주교, 그리스도 정교, 무슬림교의 중요한 역사 속 유적이 모두 존재하고 전 세계적으로 성지 순례의 중요한 관광지가 구약 성경에 적혀 있는 데로 존재하고 있다.
예수님의 무덤이 발견된 곳이 예루살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유대교의 나라로 유대법에 따라서 정치와 경제가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유대교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 유대교에서는 예수님은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가 아니다. 그들은 지금도 그들을 세상에서 구원할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스라엘에는 크리스마스가 없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크리스마스를 오히려 강하게 배격하고 있다. 그래서 난 2000년부터 크리스마스가 없는 이스라엘에서 허전한 12월 겨울을, 크리스마스 대신하여 하누카 명절을 즐기면서 보내고 있다.
난 이스라엘에서 결혼을 하면서 유대교로 개종을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서 정식 결혼을 하려면 신부와 신랑이 모두 유대인이어야만 라비를 모시고 정식 결혼식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유대인이 되려면 아빠는 상관이 없지만 엄마가 꼭 유대인이어야만 한다. 나는 유대법을 개종을 하려고 공부하다가 나와 맞지 않는 여러 유대 사상을 접하게 됐고 유대교로 개종하는 것을 중간에 그만두었다. 유대인인 우리 남편은 아쉬워했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았고 우리는 이스라엘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혼인증명서를 받았다.
엄마인 내가 유대인이 아니니까 나의 아들과 딸도 당연히 유대인이 아니다. 이 두 아이는 유대인이 아닌 그냥 이스라엘인이다. 이 두 아이가 나중에 유대인과 유대식으로 결혼을 하려면 본인 스스로 개종을 하여야만 결혼식을 할 수 있다.
우리 아들은 작년에 군대에 복무하던 중에 군대에서 제공되는 개종 코스를 6개월간 공부하고 예루살렘에서 구두 테스트를 통과하고 유대인으로 개종을 했다. 이제 아들의 신원증명서에는 이스라엘인이라고 쓰여있지 않고 정식으로 유대인이라고 적혀있다.
딸아이도 내년에 군대에 가게 되면 무조건 개종 코스를 먼저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난 유대인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나의 아이들은 유대인이 되고 싶다고 하니 그들의 결정에 따를 뿐이다.
언젠가 아들은 Home Alone 영화를 보던 중에 내게 물었다.
"엄마, 크리스마스가 모야?"
"하누카"
"크리스마스가 하누카야"
"아니, 이스라엘에 크리스마스는 없어!"
"왜?"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왜?"
"이스라엘은 하누카야"
"왜?"
"아빠한테 물어봐! 아니, 유치원 선생님한테 물어봐"
아이에게 유대 사상과 유대법을 내가 가르치기엔 어휘력이 모자라니 다른 사람에게 공을 던졌다.
올해는 이스라엘 달력상에 정확히 12월 26일부터 하누카가 시작된다. 하누카의 뜻은 "봉헌"이다. 하누카는 8일 동안 하누키아에 촛불을 하나씩 늘려서 붙인다. 첫날에 가운데 대장 촛불을 꽂고 오른쪽부터 한 개씩 늘려가면서 8일째에는 가운데 대장 촛불과 양쪽 8개의 촛불에 불을 붙인다.
유치원에서 아이는 자신의 하누키아를 만들어 집으로 오고 9개의 촛불 자리에 자신의 손으로 8일 동안 촛불에 불을 붙인다.
촛불은 밤새도록 타도록 끄지 않는다. 촛불 경전 뒤에는 노래도 부르고 쎄비본도 돌리며 하누카 용돈도 어른들로부터 받게 된다. 아이들은 이스라엘산 던킨도너스 수프가니야도 마음껏 먹고 물론 학교는 하누카 명절로 8일 동안 방학을 하게 된다.
나에게 크리스마스와 하누카는 다른 명절이다. 25년 동안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지 못했다. 여전히 12월 25일이 되면 산타도 생각나고 성탄절 선물도 그립다. 이스라엘에서는 뭔가 빠진 듯 겨울이 허전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매년 겨울 12월이 되면 찾아오는 하누카는 온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서 함께 촛불을 붙이는 축제이며 파티이기에우리 아이들은 크리스마스를 몰라도 12월은 나만큼아쉽지도 않고 엄청 행복한 하누카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