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끊는다 끊는다 하면서도 오늘처럼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동생 친구가 와인을 마시자 하면 와인 한잔 시키는 값이 아까워 아예 한 병을 시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게 되고 결국 기분이 알딸딸해집니다.
오늘은 신랑이 저녁을 저 없이 애들과 챙겨 먹고 조금 화가 나 있네요. 이스라엘에서 금요일 해 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는 성스러운 샤밧입니다. 유대법을 유일하게 지키는 나라, 이곳은 금요일 3시면 버스, 기차 같은 공공교통기관이 끊깁니다. 물론 회사도 슈퍼도 관공서도 모두 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주말 휴가입니다.
이스라엘에서 일주일의 시작은 일요일부터 목요일 5일입니다. 여기가 이런 곳이에요. 우리 가족은 모두들 제각각 이 5일 동안에는 식사를 자신이 맞는 시간에 따로 하지만 금요일 저녁은 온 가족이 같이 함께 먹고 샤밧 키두쉬 찬양을 해야하는 것이 정해진 규칙입니다.
그런데 이번 금요일은 한 달 전에 만들어놓은 약속으로 가족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이스라엘에서 사는 한국 엄마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전 몇 달 치 담아놓은 이스라엘에서 사는 얘기를 동생과 폭풍처럼 이야기하며, 동생의 타국살이 얘기를 들으며 마음이 놓였습니다.
사는 게 별건 가 싶어서... 욕심을 내려놓으니 비교할 것도 없고 견줄 것도 없어 좋네요.
밤에 커피를 마시면 잠이 잘 안 와요. 더욱이 한국에 계엄령이 발포되면서 어수선한 지금 상황을 보면 술 들어간 한밤중에도 정신이 말똥말똥...
2024년 12월, 한국 YTN 유튜브를 보면서, 한국에서 있었던 이런 일 저런 일을 생각하다 꼴딱 샐 때가 있었어요. 오늘은 한국 영화를 볼까 해요. 술이 들어가면 갑자기 한국이 더 그립답니다. 정말 나이 드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