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유튜브

by 정수TV

처음으로 유튜브를 접하게 된 것은 남들보다 약간 늦은 2019년인 듯싶다. 그 당시 벌써 유명한 유튜버들은 있었고 나는 유튜브란 세계가 나와는 다를 것이라 여기고 열심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위의 선후배들은 어떻게 잘했는지 교감으로 승진을 하고 있는데 나는 항상 학교 일만 하는 약간 주류에서 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나도 승진하는 대열에 끼고 싶었지만 세상사 모두 내 뜻대로만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뭔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찾은 게 글을 쓰는 블로그였다.

블로그를 개설하여 열심히 글을 쓰고 있던 어느 날 현장체험학습을 가게 되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느 작은 동굴을 탐사하는데 그 끝에 식당도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점심식사로 돈가스를 먹으려 하는데 갑자기 블로그 생각이 났다. 휴대폰을 꺼내 돈가스의 사진을 찍는데 그것을 유심히본 교감선생님께서 물으셨다.

"조 선생님 뭐하세요?"

교감선생님은 올해 우리 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왠지 정이가고 좋았다.

"예, 요즘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사진을 찍어놓으려고요"

한참을 생각에 잠기시는 듯한 교감선생님께서 의외의 말을 하셨다.

"선생님은 글보다는 차라리 유튜브가 더 어울릴 거 같아요"

그날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봤다. 사실 나도 솔직한 마음은 어쩌면 유튜브를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교사라서 유튜브를 하기엔 약간 걱정되는 게 있었다. 교육청이나 주위에서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고 만약 돈을 벌게 되면 공무원으로서 문제가 될 거 같았다. 다행히 교사 유튜버가 몇 명 있어 그분들의 영상을 보니 요즘은 교육부에서도 교사 유튜브도 교육적인 영상이면 장려한다는 이야기였다.

'한번 해볼까?'

그렇게 처음으로 찍게 된 것이 나에 대한 소개 영상이다.

일단 채널명을 정해야 했는데 막내 아이와 상의한 끝에 '왕별TV'로 정하였다. 그리고 첫 영상은 군복을 입고 세차하는 영상을 찍었다. 이 당시 유튜버들은 꼭 옷을 특이하게 입고 나왔다. 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볼 줄 알았다. 결과는 참패였다. 유튜브에서 첫 영상은 많이 띄어준다는데 2년이 흘러도 조회수가 500회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왕별TV'라는 채널명으로 활동하니 관련 영상에 북한에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영상이 자꾸 나왔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북한 사람도 아닌데 자꾸 북한 관련 영상이 뜨나?' 생각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왕별'은 북한에서는 위대한 수령동지를 왕별이라는 호칭이 있었다. 정말 몰랐다.

그렇게 유튜브 생활은 시작되었다.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벌 생각도 없고 유명해질 생각도 없다. 다만 내가 잘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을 방법은 되는 거 같다.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됨을 느끼게 된다. 또한 나의 삶의 의미도 찾은 거 같다.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 때는 약간 고통스러운데 그 영상을 편집해 올리면 뭔가 뿌듯하다. 학창 시절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집에 올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앞으로의 유튜브 생활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분 좋은 궁금함이다.

rUGBlcLZktXKVieSQ0dCJTNrWIc.png 장난처럼 시작한 '왕별TV'는 지금의 정수TV의 시초가 되었다.